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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31일 17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31일 17시 31분 KST

세상물정을 가장 모르는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

그 이유도 밝혀졌다

G-STOCKSTUDIO VIA GETTY IMAGES

*필자는 입소스(Ipsos) MORI 연구소 대표다

 

세상물정에 대한 가장 틀린 인식을 가진 국민은 이탈리아인이다. 그다음은 미국인이다. 사회적 실정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국민은 스웨덴인이며 두 번째로 깨인 국민은 독일인이다.

이런 결과는 출간을 앞둔 ”인지 능력의 허점”이라는 책에 포함된 ‘오해 지수’ 연구를 토대로 나온 것이다. 

우리는 5만 번 넘는 인터뷰를 통해 28가지의 질문을 응답자들에게 물었다.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이민, 범죄, 십대 임신, 비만, 행복감 수치, 실업률, 스마트폰 공급률,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제시했고 어느 나라가 이에 대한 가장 옳고 그른 대답을 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인들이 당당한 ‘우승’의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12%인 실업자 현실을 무려 49%나 된다고 과장해 추측했다. 또 인구의 30%가 이민자일 거라고 주측했는데 사실은 7%밖에 되지 않는다. 건강 관련해서도 터무니없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탈리아인의 5%가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응답자들에 의하면 35%가 당뇨병 환자다.

미국인들의 오해 수준도 만만치 않다.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무슬림 인구를 17%로 추측했고, 만 15에서 25세 사이 여성 임신율을 24%로 추측했는데 현실은 2.1%밖에 되지 않는다.

스웨덴은 그 반대다. 사회 현상을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감된 범죄자 중에 몇 퍼센트가 외국인 국적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은 정답에 가까운 32%(실제는 31%)라고 대답했다. 물론 스웨덴인들도 틀리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국가 실업률을 24%라고 추측했는데 현실은 8%밖에 되지 않는다.

어느 나라 국민이 응답자 조국에 대한 가장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오해가 가장 심할 거라고 지목된 국민은 미국인이었다(27%). 

그런데 이런 시각을 미국에 대한 세계인의 편견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미국인들 자신도 세상물정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이 형편없다고 추측했다. 미국인 응답자의 49%가 사회에 대한 자국민들의 견해가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가진 국민은 대체 왜 생기는 걸까?

이번 연구에서 얻은 교훈은 세상물정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매체, 정치인, 소셜미디어 등에만 탓할 수 없다는 거다. 우리의 생각, 특히 자신의 편견을 재확인해주는 정보, 부정적인 소식에 더 민감한 태도, 이전 시대에 대한 향수 등이 비정상적인 시각을 더 키우기 때문이다.

물론 위 요소들로는 국가별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해 지수’ 관련한 다양한 수치를 국가별로 집계했다. 국가의 매체 퀄리티, ‘열린 정부’ 척도, 교육 체제, 정계와 매체에 대한 신뢰도, 등.

국가별 차이에 대한 솔직한 대답은 정답이 없다는 거다. 그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게 사실 어렵다.

단서가 있다면 단 한가지다. 해당 국민의 ‘감정적 표현력‘이 이번 연구 결과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적 표현력’ 지수는 ‘문화 지도’라는 책의 저자 에린 마이어가 처음 개발한 건데 사람들의 음성 높낮이, 스킨십, 그리고 대화 도중 얼마나 열정적으로 웃는지를 토대로 한 통계지수다.

이런 게 이민 정책과 무슨 상관이냐는 질문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점은 연구 응답자들의 답에 감정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즉, 그들의 답에 그들의 걱정이 담겨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이민 제도에 대한 걱정이 많다면 자신도 모르게 그 문제에 대한 과장된 추측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은 세상물정에 대한 무지만큼이나 오해와 편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감정적 표현력이 풍부한 국민일수록 더 황당한 추측을 할 확률이 높다. 우리의 오해와 편견은 현란한 손짓이나 큰 목소리로 다투는 동작을 내면화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물론 우리는 특정인이나 특정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스웨덴인과 독일인은 정확하고 논리적인 반면 이탈리아인과 미국인은 소란스럽다는 그런 식의 생각은 당연히 옳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억할 점은 감정적 표현력이 모든 걸 설명할 수도 없다는 거다. 예외가 많다.

우리는 개인의 모든 문제를 민족성에 탓할 수 없으며 각자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스웨덴인 관련한 놀라운 통계를 뒷받침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스웨덴은 국가적 영웅으로 추모되는 한스 로슬링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은 나라다. 그는 갭마인더 재단을 통해 ”오해/편견을 타파하고 실상을 토대로 한 세계관을 도모”하고자 하는 교훈을 일터와 학교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전파하는 데 노력했다. 

적어도 스웨덴에서는 이런 교육과 의지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듯싶다. 위 연구의 차후 조사로 우리는 정답을 제시한 스웨덴인들에게 물었다. 정답을 어떻게 알았냐고. 그들은 한결같이 ‘한스 로슬링’의 이름을 언급했다.

물론 국가마다 한스 로슬링 같은 인물이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스웨덴이기 때문에 그 같은 훌륭한 인물이 등장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얻을 교훈이 있는 건 확실하다. 즉, 진정한 노력과 창의성이 다른 나라를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진리.

우리에게 왜 오해와 편견이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오해와 편견이 불가피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