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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 16일 12시 00분 KST

"녹는 속도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그린란드 빙하 유실에 전세계가 주목해야 하는 까닭

그린란드의 빙상 유실은 지구 전체의 문제이다.

한겨레 / 미국 오하이오대 제공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 지금 바로 지구온난화가 멈춘다 해도 빙하는 계속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대 연구팀은 14일(한국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게재한 논문에서 “그린란드 빙하의 유실이 ‘티핑 포인트’를 이미 지났다”며 “빙상 위에 쌓이는 눈이 빙하들에서 바다로 유실되는 얼음을 유지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오하이오대 버드극기후연구소의 미캘리어 킹 연구원은 “원격 영상 관찰을 통해 얼음의 유실과 성장을 조사를 해보니, 바다로 유실되는 얼음이 빙상 표면에 쌓이는 눈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버드극기후연구소는 비행기로 남극점을 처음 탐사한 리처드 에블린 버드 제독에서 이름을 따왔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주변 해양으로 흘러들어간 200여개 대빙하들의 인공위성 자료를 월 단위로 분석했다. 얼마나 많은 얼음이 빙산으로 쪼개져 나가고 또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지 계산했다. 해마다 빙하들이 유실분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눈의 양도 측정했다.

한겨레/ 미국 오하이오대 제공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축적되는 눈의 양과 얼음이 녹거나 빙하가 깎여나가는 양이 균형을 이뤄, 빙상이 현상 유지됐다. 20여년 동안 빙상은 연간 450기가톤(4500억톤)의 얼음을 분출빙하(그린란드 빙상이 해안산지를 흘러 넘쳐 곡빙하 형태로 바뀐 것)가 이동하는 중에 상실해왔다.

킹은 “연구팀은 빙상의 경계면에서 얼마나 많은 빙하가 특히 여름에 유실되는지 측정했다. 5~6년 주기로 바다로 유실되는 얼음이 크게 증가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0년 무렵 연간 상실되는 얼음이 꾸준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500기가톤에 이르렀다. 반면 강설량은 같은 시기에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빙하에서 얼음 유실률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빙상이 회복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얼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킹은 “빙하들은 계절 민감도가 높아 여름에 유실이 가장 크다”며 “하지만 2000년 들어서면서 기본적인 얼음 유실률이 상승하다 보니 계절적 요인에 따른 상실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린란드의 대빙하들은 1985년 이래 평균 3㎞ 뒤로 물러났는데, 이는 엄청난 거리”라고 덧붙였다. 빙하들은 유실돼 물속에 잠기고, 따뜻한 바닷물에 빙하 얼음이 일단 녹으면 빙하들이 다시 성장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인류가 기적적으로 기후변화를 멈추게 한다 해도 바다로 빠져나가 사라지는 빙하의 얼음 양이 눈이 축적돼 만들어지는 얼음 양을 뛰어넘어 상당 기간 빙상의 유실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 공저자인 이안 호와트 오하이오주립대 석좌교수는 “최근의 빙하 유실은 빙상 역학이 상시적인 상실 국면에 빠지게 했다”며 “기후가 현재처럼 유지된다 해도, 심지어 다소 기온이 내려간다 하더라도 빙상의 유실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의 빙상 유실은 지구 전체의 문제이다. 그린란드 빙상에서 녹은 얼음은 대서양으로 흘러들고, 결국 세계 모든 바다로 흘러드는 셈이어서 전세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킨다. 지난해 그린란드 빙상에서 녹은 얼음물은 단 2개월 만에 해수면을 2.2㎜ 상승시켰다.

킹은 “연구팀의 발견은 암울하지만 희망의 빛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빙하에 대한 이해는 미래 환경이 얼마나 빨리 변할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이는 우리가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많이 알수록 우리는 잘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