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12월 15일 14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2월 15일 14시 22분 KST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105년 만에 '인디언스'를 팀 이름에서 뺀다

또 하나의 인종차별적 문화의 잔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USA Today Sports / Reuters
(자료사진)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021 시즌부터 '인디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아메리칸 원주민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인디언스’를 마침내 팀 이름에서 빼기로 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인디언스’라는 명칭을 써온 지 105년 만의 일이다. 

구단 측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7월부터 구단 명칭 변경을 검토한 끝에 ”새로운, 아메리칸 원주민과 관계 없는” 새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이름을 정하는 동안 다음 시즌까지는 ‘인디언스’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단주 폴 돌란은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직접 들으면서 우리는 부족 커뮤니티가 팀 이름과 이것이 그들에게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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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원주민을 비하한다는 오랜 비판이 나왔던 '와후 추장' 로고를 2019 시즌부터 퇴출시켰다. 

 

‘인디언스’라는 팀 이름은 아메리칸 원주민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겼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아메리칸인디언전미회의(NCAI) 회장 폰 샤프는 ”기념비적인 조치”라며 이 결정을 환영했다

워싱턴주 튤라립(Tulalip) 부족원이자 미시간대 심리학 교수인 스테파니 프라이버그는 로이터에 ‘인디언’이라는 명칭 등을 통해 아메리칸 원주민들을 ”공상화”하는 것의 폐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를 공상적으로 표현하면, 그건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가 디즈니 ‘포카혼타스’ 같은 식으로 표현되는 걸 지켜보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실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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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이름과 로고를 바꾸라는 시위는 오랫 전부터 이어졌다. 사진은 2000년 홈 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경기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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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시즌 홈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시위. 

 

클리블랜드 구단의 이 결정은 올해 미국 전역을 휩쓴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로 인종차별적 제도와 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자각이 이뤄진 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이다. 

앞서 미국프로미식축구(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87년 만에 ‘레드스킨스‘라는 이름을 떼고 임시로 ‘워싱턴 풋볼팀’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지난 시즌부터 와후 추장 로고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명칭 변경 문제를 구단 측과 함께 논의해왔던 ‘클리블랜드 원주민연합’은 60년에 걸친 싸움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원주민을 소재로 하는 이름을 버리는 변화에 뜻을 같이 함으로써, 클리블랜드 야구 구단은 아메리칸 원주민 자녀들과 그 가족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제대로 인식될 수 있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