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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툴 찾으려다 1억원만 떼인 CIA의 ‘수상한’ 비밀작전

‘섀도 브로커스’(Shadow Brokers)에 넘어간 해킹툴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Danita Delimont via Getty Images

미국 정보당국이 정교한 해킹을 위해 만든 ‘해킹툴’을 도난 당했다. 중앙정보국(CIA)와 국가안보국(NSA)은 1년 가까이 독일에서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한 러시아인을 접선해 비밀리에 회수 작전을 벌였다. 10만달러(1억900만원)도 건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수상한 자료들만 건네받았을 뿐 해킹툴 회수에 실패했다.

<뉴욕타임스>가 10일 전한 미국 정보 당국의 작전 실패 기록이다.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이 도난당한 해킹툴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 사이버무기는 ‘섀도 브로커스’(Shadow Brokers)라고 자칭하는 정체불명 집단의 손에 넘어갔다. 미 정보 당국은 이 해킹툴이 미국 당국에 대한 해킹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필사적으로 회수에 나섰다. 

국가안보국과 중앙정보국 등이 내세운 미국 기업인과 러시아 정보 당국과 관련돼 있고 이 해킹툴을 가지고 있다는 한 러시아인의 접촉은 지난해 초 처음 이뤄졌다. 러시아인은 처음엔 해킹툴을 돌려주는 대가로 1천만 달러를 요구하다 100만달러(약 10억9천만 원)로 대폭 낮췄다. 이 러시아인은 주 베를린 러시아 대사관에서 2013년 한 남성이 2명의 여성과 모스크바 호텔 방에 같이 있는 장면이라는 15초짜리 동영상을 미국 쪽에 보여주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화면만 있고 소리는 없는 이 영상에 등장한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그 러시아인의 주장을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거래가 거의 성사될 것처럼 보이자 중앙정보국 요원들이 독일에 급파되기도 했다. 9월엔 100만 달러 가운데 첫 거래대금으로 10만 달러를 여행가방에 담아 러시아인에게 건냈다. 하지만 이후 이 러시아인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러시아의 공모관계 등을 시사하는 자료들만을 넘겼고 해킹툴은 내놓지 않았다.

올해 초 미 정보당국은 이 러시아인에게 해킹툴을 주든지 아니면 러시아로 들어가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고, 러시아인은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미 정보당국 관리들은 <뉴욕타임스>에 러시아가 미국 행정부 내에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에 연루될 것을 우려해 거래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국은 이 신문의 취재에 “모든 국가안보국 직원들은 비밀 정보를 보호해야 할 종신 의무가 있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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