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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며느리들은 "코로나19 위험하니 추석에 오지 마라"는 전화를 기다린다

추석 연휴를 없애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고 있다.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고 있는 한 시민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고 있는 한 시민  ⓒ뉴스1

서울 동작구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이모씨(33)는 최근 추석 연휴 기간 아이를 데리고 시가에 꼭 가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자차로 이동한다지만 코로나19 전파 상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이동 자체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시댁에서 별말이 없으니 큰형님 댁은 시골에 간다는데 저도 남편에게 가지 말자고는 할 순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한숨지었다. 물론,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를 먼저 말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안모씨(36)는 ”올해는 아내와 상의한 뒤 부모님에게 연휴 기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말씀을 드리기까지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다”며 ”부모님께서도 뉴스를 보시고 내려오지 말라고는 하시는데 마음이 영 찜찜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어물시장에서 상인이 추석을 앞두고 굴비를 진열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어물시장에서 상인이 추석을 앞두고 굴비를 진열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동대문구에서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 진모씨(24)는 ”부모님이 내려오라 말라 말하기 전에 내 자신이 코로나를 옮길까 두려움이 있다”며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를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강력한 시그널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실제로 이같은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오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이번 추석 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에는 며느리로 추정되는 청원인의 하소연이 적혀있다.

이 글에서 청원인은 ”며느리된 입장에서 코로나 때문에 못 간다고 말 한마디 못하는 답답한 심정 아시냐”며 ”나 혼자 감염되는 건 상관없지만 아이는 다르다. 아직 어린아이인데 코로나에 걸리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호소했다.

‘제발 추석 연휴 지역간 이동 제한해 주세요’라는 글에서도 한 청원인은 ”저 뿐 아니라 이 나라 거의 모든 며느리들은 어머니, 아버지에게 이번 추석에는 못가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한다”며 ”그러나 올해 명절은 제발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적었다.

한편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추석 명절 관련해 ”어르신이 있는 가족의 경우 연휴 기간 고향·친지를 방문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한 방안”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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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추석 #며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