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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故 전태일 열사가 50년 만에 노동계 최초로 무궁화 훈장을 추서받았다

앞서 전태일 열사의 모친 故 이소선 여사도 모란장을 추서받았다.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의 전태일 동상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의 전태일 동상 ⓒ뉴스1

故 전태일 열사가 분신 50년 만에 노동계 최초로 1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전태일 열사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식을 개최했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5개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열사의 50주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추서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가족 전태삼·전순옥·전태리씨와 친구인 최종인·이승철·임현재·김영문씨,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며 ”오늘 훈장은 노동 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표현이다.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지만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고3 때 봤던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제가 노동 운동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저는 노동변호사가 됐다”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 정권에서 끊어진 노동 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고, 주 80시간 노동(연 3000시간 선)은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은 주 5일제로, ‘시다공’ 저임금에 대한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며 전태일 열사의 업적과 그 의미를 되짚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촛불 정부가 노동 중심 사회를 위해 앞장서줘 고맙다”고 전하며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이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추서식에는 전태일 평전 초판본(원제 :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과 전태일 열사가 1969년 겨울부터 1970년 봄까지 작성한 모범업체 사업계획서 사본도 전시됐다. 열사의 둘째 동생인 전순옥씨는 이 모범업체 사업계획서를 모델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는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시다(재단보조)’로 일하면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려 힘썼다. 그러나 다방면으로 들어오는 방해에 노동운동 좌초의 위기를 맞자 1970년 11월13일 동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분신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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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훈장 #전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