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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이라 당했다" 잔인한 인종차별 범죄로 숨진 한국계 미국인 여성을 위해 뉴욕의 한 갤러리가 특별한 작품을 전시 중이다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 차별‘이라며 미국 내에서 큰 경각심을 일깨웠다.

크리스티나 유나 리
크리스티나 유나 리 ⓒTwitter/Splice

 

미국 뉴욕에서 2월 13일(현지시각)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티나 유나 리(35)라는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몰래 뒤따라온 낯선 남성에 의해 40회 넘게 칼에 찔리며 숨졌다. 아사마드 내쉬(25)라는 범인은 경찰에 의해 체포된 상태다. 

크리스티나를 숨지게 한 범인 아사마드 내쉬.
크리스티나를 숨지게 한 범인 아사마드 내쉬. ⓒPaul Martinka

 

이 사건은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 차별‘이라며 미국 내에서 큰 경각심을 일깨웠다. 시민들은 ‘안전을 보장하라‘는 시위를 하기도 했으며 최근 크리스티나가 과거 근무했던 뉴욕의 ‘엘리 클레인 갤러리’에서는 그를 추모하며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유나 리
크리스티나 유나 리 ⓒInstagram / Christina Lee

 

생전 크리스티나가 작업한 작품도 전시 중이다. 전시의 수익금은 일부 기부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크리스티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가한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반대 목소리를 활발히 내왔다. 크리스티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뉴욕 기반 온라인 뮤직 플랫폼인 ‘스플라이스’에서 일하고 있었다. 생전 크리스티나는 다양성에 대한 대화의 장을 열고 다양한 배경의 크리에이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갤러리에서 일할 당시의 크리스티나
과거 갤러리에서 일할 당시의 크리스티나 ⓒCourtesy Phil Cai/Eli Klein Gallery

 

CNN에 따르면 엘리 클레인 갤러리의 설립자 엘리 클레인은 ”크리스티나에게 예술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이런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클레인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크리스티나와 함께 일했다.

아시안인인 이 전시회의 큐레이터 스테파니 메이 후앙은 크리스티나가 숨진 차이나타운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살고 있다. 그는 ”크리스티나를 위해 뭔가 하질 않으면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아시아인으로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점, 아시아인 대상 혐오 범죄에 대한 반대 목소리 등을 담았다. 예를 들어 작가 유혜나의 작품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폭력을 상세히 묘사한 신문을 이용했다. 그는 이 신문으로 종이접기를 해 총의 형상을 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작년 3월 한국계 미국인이 다수 숨진 미국 애틀란타 마사지·스파 업소 3곳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작품이다. 그 사건을 기억하고 아시아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품이다. 

유혜나 작가의 작품
유혜나 작가의 작품 ⓒCourtesy David Lah/Phil Cai/Eli Klein Gallery

 

스테파니 메이 후앙은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은 감정을 숨기고 항상 기분 좋게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고 말했다. ”항상 즐겁다는 것은 슬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슬픔을 숨겨야 했다. 우리는 감정을 다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벽에는 크리스티나의 작품과 아래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물건들
벽에는 크리스티나의 작품과 아래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물건들 ⓒCourtesy Phil Cai/Eli Klein Gallery

 

″우리(아시아인)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우리 자신뿐이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아시아인 혐오로 인한 사건들과 범죄가 현재 심각한 만큼, 그 슬픔을 숨기기보다는 사회에 더 많이 알리고 뭔가 해야 했다.”

뉴욕 경찰은 계속해서 이 사건이 아시아인 혐오 범죄 외에도 또 다른 동기가 있는지 추가적으로 조사 중이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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