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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조선구마사'가 부랴부랴 드라마 수정 의사를 밝혔지만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다

며칠 전 공식입장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SBS '조선구마사'
SBS '조선구마사' ⓒSBS

역사 왜곡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조선구마사’가 드라마 수정 계획을 밝혔다.

SBS 관계자는 24일 디스패치에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드라마 수정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방송분부터는 (대본을) 수정해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인 이 관계자는 ‘조선구마사‘가 세간의 비판처럼 ‘동북공정 드라마’는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드라마 속 악령 자체가 허구다. 오히려 판타지니까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간 실존 인물을 활용한 사극이 나오면, 늘 허구와 사실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며 ”일반적인 이슈로 생각했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드라마 수정으로 무마하기엔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은 너무 멀리 와 버린 모습이다. 드라마계 사정에 밝은 시청자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조선구마사’의 최초 시나리오를 읽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당시 드라마 내용은 ‘낡은 왕조를 무너뜨리기엔 힘이 부족했던 이성계와 조상들인 목·익·환조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교황청의 도움을 받았다면, 교황청에서 불교의 나라인 고려 대신 조선의 건국을 지원하고 새로운 신민을 얻으려고 했다면, 그때 동원된 것이 서역의 구마사와 구마사가 부리던 언데드(생시)였다면, 그리고 조선 건국 후 이씨 왕족에 의해 철저히 죽임을 당하고 은폐된 언데드가 다시 부활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나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씨 왕조가 교황청 도움을 받아 나라를 건국했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조선 왕조‘가 아닌 ‘이씨 왕조‘라는 비하적 표현은 차치하고라도, 실제 사건인 조선 건국을 왜곡한 설정으로 드라마에 캐스팅된 배우들까지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를 두고 ‘조선구마사’ 제작사는 지난해 9월3일 위키트리에 해당 내용을 제외하게 됐다면서 ”최종 시나리오에서는 문제가 될 부분을 전부 삭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당시 제작사 측의 해명은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첫 방송부터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을 두고 SBS는 23일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는 애매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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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BS #역사 #동북공정 #조선구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