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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처음으로 밝힌 '징역 20년' 1심 판결에 대한 생각 (전문)

"제 딸은 이미 완전 밑바닥 인생을 걷고 있다"며 한 말들.

ⓒ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0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최순실(61)씨가 항소심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1심 판결은) 사형 선고와 마찬가지고, 재산몰수로 가족을 죽인 것”이라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 심리로 13일 열린 항소심 세 번째 공판에서 최씨는 발언권을 얻고 1심 판결에 대한 불만감을 토했다. 최씨는 “(1심 판결은) 저한테 사형을 선고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재산몰수로 가족을 죽인 것과 같다”며 “딸(정유라씨)은 승마선수 자격도 박탈당해서 완전 밑바닥 인생을 걷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자신이 박근혜 청와대의 ‘비선실세’였음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판결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역대 정권마다 실세들이 있었고, 전형적인 실세들이 현재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저는 실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를 요구거나 목표로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1심 판결문 중에 ‘국정농단의 책임은 권력을 사인에게 나눠준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지만, 저는 박 대통령에게 권력을 나눠 받은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다만 “단지 몇 명을 추천해서 정식 과정을 거쳐서 임명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짚으면서도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제가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젊은 시절부터 존경했기 때문이고, 누구나 케이팝을 좋아하듯 저도 그렇게 박 대통령을 좋아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그분 역시 좋은 시간보다 어려운 시간이 많았고 저도 옆을 지키면서 많은 시련을 당했다”며 “비극적으로 어머니를 잃으신 고통을 같이 나눠드리고 개인적으로 도와드린 것일 뿐, 그렇지 않았다면 관직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또 “그런 저를 (박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로 모는 것은 남의 아픔과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씨는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적용된 삼성·롯데·에스케이(SK) 뇌물수수 등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최씨는 “삼성 현안에 대해 알지 못했다”, “코어스포츠 소유라고 주장하는 차량과 말은 어느 법을 보더라도 삼성 것”이라고 했다.

또 “딸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주승마’ 의혹 제기로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방황하다가 애가 생겨서 말을 탈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특검 주장대로 박 대통령에게 (정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을) 염치없게 말할 상황도 아니었고, 딸이 충격에 빠져 있는데 말을 태워달라고 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도 했다. 또 제이티비시(JTBC)나 고영태씨 등에 의한 ‘국정농단 기획설’을 다시 끄집어내기도 했다.

다음은 최씨 발언 전문. 

제가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배석판사님께 드립니다. 이번 항소심 재판이 저에게 발언이 주어진 마지막 재판이라, 제가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저는 1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을 받았습니다. 저한테 사형을 선고한 거나 마찬가지고 재산몰수로 가족을 죽인 것과 같습니다. 이미 딸은 승마선수 자격도 박탈당해서 완전 밑바닥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 검찰은 초기 자료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직권남용이고 특검으로 갈 때는 뇌물죄로 갈 것이라고 얘기를 했고, 그 프레임은 만들어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역대 정권마다 실세들이 있었고 그들 때문에 구속수감되는 불운의 역사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전형적인 실세들이 현재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실세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를 요구한 적도, 목표로 한 적도 없습니다. 국정농단 시발점이 된 태블릿의 문건이 국정농단의 불을 지폈습니다. 그동안 제이티비시는 독일의 쓰레기통에서 수집했다가 저희 집 지하 쓰레기통에서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번에는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입수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검찰은) 태블릿피시를 제 것으로 단정하면서 실물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실물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제 것으로 인정하라고 했고, 한웅재와 이원석의 재차 강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그것을 쓰지도 않았고, 애초에 그것은 제것도 아니고, 그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항소심에서는 진실이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서 경제공동체로 몰고 있는 검찰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조사받을 때 저한테 고형곤 검사가 제 담당이라고 했습니다. 고 검사가 저한테 옛날얘기를 하면서, 언제 것인지 모르겠지만 녹음파일을 들이 대면서 경제공동체를 인정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도 안된다고, 어떻게 사회주의자도 아니고 경제공동체를 인정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신자용 부장검사 검사실로 갔습니다. 박 대통령 1심 판결문 중에 “국정농단 책임은 권력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박 대통령에게 권력을 나눠받은 적이 없습니다. 단지 몇 명을 추천해서 정식 과정을 거쳐서 임명되었을 뿐입니다.

제가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젊은 시절부터 박 대통령을 존경하고 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케이팝을 좋아하듯이 저도 그렇게 박 대통령을 좋아했습니다. 그 분이 비운의 세월을 꿋꿋이 일어난 것에 저는 매료되었고, 그분의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저를 빠져들게 했습니다. 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국정철학, 국정운영의 방향, 대북정책 등이 어느 누구보다 확고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 역시 좋은 시간들보다 어려운 시간이 많았고, 저도 그 분 옆을 지키면서 많은 시련을 당했습니다. 비극적으로 어머니를 잃으신 그분의 고통을 같이 나눠드리고 개인적으로 도와드렸을 뿐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관직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저를 경제공동체로 모는 것은 남의 아픔과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경제공동체로 옭아매고 제가 마치 대통령을 이용한 것으로 몰고 가고 있으나, 대한민국이 사회주의가 아닌 이상 경제공동체라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뇌물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저는 삼성이든 미르?케이재단이든, 차은택 광고회사, 블루케이 등을 대통령과 공모해 뇌물죄로 기소한 것에 대해서 수긍할 수도 없고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재단을 소유하게 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으나 재단은 어느 개인이 가질 수도 없, 행정기관의 감독이 있기 때문에 어느 개인이 가질 수가 없습니다.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저는 박 대통령과 재벌의 돈을 뜯어내려고 공모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재벌을 만난 적도 없습니다. 고영태, 차은택, 박헌영 등이 다 했고 그들이 공모했습니다. 제 돈을 써가면서 회사설립에 도움을 줬지만, 그들이 어느 순간 돌아서서 제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저는 재벌로부터 밥 한 끼도 얻어 먹은 게 없습니다. 사익을 추구했다는 데 참담함마저 느낍니다. 그리고 롯데, 에스케이(SK)는 이뤄지지도 않은 거고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돌려주고 받지도 않은 것도 뇌물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뇌물로 엮일 수가 있겠습니까. 계약을 하고 파기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뇌물로 보는 것을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에스케이는 기소도 하지 않았습니다.

승마 부분은 박원오씨에게 승마로드맵의 국가대표선수이자 선수로 들어가 있다고 지원한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전에 삼성 누구와도 지원여부를 제가 상의한 적도 알고 있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특검이 주장하는 삼성 현안 문제에 대해서 저는 알지도 못했고 지금 들어도 전달할 정도의 이해도 못하는 현안들입니다. 특검이 삼성을 저와 대통령과 엮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지, 저는 현안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코어스포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차량과 말은, 독일법이나 어느 법을 보더라도 삼성의 것입니다. 저 개인이나 코어스포츠가 소유할 수도 없습니다. 특검은 독일법을 전혀 모르거나 일방적인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검이 주장하는 대로 삼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현안도 인지했다면 제가 수송료를 내면서 굳이 말을 가져갈 이유가 없습니다. 저희 딸은 그 당시 안민석의 공주승마 제기로 언론과 에스앤에스(SNS)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방황하다가 애가 생겨서 말을 탈 수 있지도 않았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특검에서 주장하는(대로) 박 대통령에게 이걸 말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누가 봐도 염치없게 말할 상황도 아니었고 딸이 그렇게 충격에 빠져있는데 말을 태워달라고 하는 거는 미친 짓입니다. 당시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독일은 도피가 아닌 영주 목적으로 간 것인데 저를 도피자로 몰고 가버렸습니다. 저는 도피한 것이 아닙니다. 저의 여권이나 독일 체류비자나 이런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삼성에 승마지원을 요구했다면 정신병자나 아무 의식 없는 사람이어야 가능합니다.

코어스포츠는 페이퍼컴퍼니가 아닙니다. 정상적으로 독일에서 승인받고 활동하는 정상적인 회사입니다. 저는 안민석이 제기한 유럽의 어떤 비자금도 존재하지 않고 페이퍼컴퍼니도 없습니다. 단지 의혹제기로 저를 마녀사냥하고 저를 완전히 몰아가고 이상한 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이 부분도 특검이 여러 차례 오랜 기간 동안 조사하고 세무사까지 파견하고 세무변호사까지 고용해서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특검이 조사해서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면 아니라고 얘기해야지, 계속 수사중이라는 말로 해서는 안됩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저를 그렇게 마녀사냥해서는 안됩니다. 죽은 사람을 계속 죽이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코어스포츠에 지급한 것은 계약이고 개인적으로 쓴적이 없어서 독일 세무서에 확인하면 알 수 있는 데도 특검은 저한테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재산 문제에 대해서 제가 수조가 있다는 등 얘기가 나오지만, 저는 미승빌딩 6층에서 살고 있고 거기는 30년 전 압구정 교회가 있던 자리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던 곳이다. 압구정동에 유흥가가 많이 생겨서 유치원 자리에 건물을 지은 것이 지금의 미승빌딩입니다. 그게 시가 몇 백억 재산가로 둔갑을 한 것입니다.

재판장님, 저는 구속된 지 1년6개월 동안 검찰 때문에 장기간의 접견 금지와 독거실에서 딸도 못보고 약으로 버티고 있다. 특검은 전혀 강압을 인정하지 않고 피고인들에만 그런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삼족을 멸한다’, 저는 분명히 그렇게 들었고 사유서에도 그렇게 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사유서를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약을 먹었습니다. 딸을 새벽에 데려가서 새벽에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나왔다지만 어린아이가 스스로 나온 데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지 않은 일은 그렇게 밝히시면서 검찰이 자기가 한 것은 왜 밝히지 않으십니까? 저희 직원들에게 체포영장 발부할 테니까 나오라고 그런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증거보다는 압박 위주의 검찰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정식으로 맺어진 코어스포츠 계약도 허구라고 하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이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하나도 고치지 않았습니다. 조사받을 때 자살하려고 몇 번 시도를 했었습니다. 너무 사실이 아닌 것을 휘둘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죽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1심에서 열심히 싸웠고 얘기를 했지만 1심에서는 상당한 죄를 받았습니다. 제가 감수할 죄는 제가 받겠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만큼은 아닌 것은 아닌 것으로 재판장님과 배석판사님께저 진실을 꼭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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