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에 심석희 선수 관련 의혹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8일 디스패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 선수와 국가대표팀 코치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심석희 선수가 최민정 선수와 김아랑 선수 등 동료 선수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심석희가 의도한 ‘브래드버리’?
게다가 올림픽 경기에서의 ‘고의 충돌’이 의심되는 대화 내용도 있었다. 코치가 ”뭐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하자 심석희가 ”응응”이라고 받아치는 대목이다.
‘브래드버리’는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 스티븐 브래드버리를 의미한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당시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 올랐던 브래드버리는 5위로 달리다가, 선두 경쟁을 벌이던 선수 4명이 엉켜 넘어지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 선수와 코치의 대화 속 ‘브래드버리’가 실제로 벌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데는 평창올림픽에서 비슷한 사고가 실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심석희 선수가 코치와 ‘브래드버리’ 대화를 나눈 후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이 열렸다. 이 경기에서 선두보다 뒤쳐지던 최민정이 역전을 노리며 아웃코스로 질주를 시작했고, 곧이어 바로 앞에 있던 심석희와 부딪혀 넘어졌다. 결국 최민정은 1000m에서 4위에 머물렀고, 평창 동계올림픽 3관왕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심석희는 실격 처리됐다.
12일 최민정 선수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국가대표 코치의 대화 내용과 실제 경기에서 일어난 행위를 엄중한 사항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대한빙상경기연맹과 평창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 등을 비롯해 심석희와 해당 국가대표 C코치와 관련된 의혹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심석희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 아니다” 해명
한편, 심석희 선수는 이번 논란에 대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면서도 “기사에서 브래드버리를 언급하며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민정 선수가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경기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