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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날 전혀 못 알아보던 어머니…” 조수미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서서히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어머니.

코로나19 시국 속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조수미.
코로나19 시국 속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조수미. ⓒ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픈 과거를 떠올렸다.

26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조수미가 사부로 등장해 어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조수미도 처음부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엄마 같은 엄마는 되지 않을 거야’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이날 조수미는 어머니에 대해 “어린 시절 투정도 많이 부리고 못된 말도 많이 했다”면서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하루 8시간 동안 피아노 연습을 하지 않으면 방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성악가를 꿈꿨지만 현실에 부딪혀 이루지 못했던 어머니가 내가 그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 것”이라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부터 조수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
어린 시절부터 조수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 ⓒ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그렇게 어머니의 꿈을 이어받게 걷게 된 성악가의 길. 그는 “어릴 때 너무 바쁘게 지냈다. 피아노, 가야금, 그림 등 힘든 환경에서도 너무 많은 걸 시키셨다. 정작 어머니는 10년 동안 옷 한 벌을 해 입지 않으셨다. 그때는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있어서, 어머니가 학교에 오는 게 너무 창피했다. 다른 엄마처럼 화장도 하고 예쁘게 하고 오지, 우리 집이 못사는 게 보이는 것 같았다. 자존심이 강해서 학교에 오지 말라고도 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머니는 자신의 꿈을 못 이뤘다는 것에 대한 슬픔과 실망, 좌절을 품고 사셨다”면서 “나한테도 절대로 결혼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걸 나는 한 남자에게 종속되지 말고, 많은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라는 것으로 해석했다. 어머니는 나를 딸이 아닌, 한명의 아티스트로 대하셨다. 딸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것을 원하지 않으시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조수미가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 계기는 ‘편지’였다. 그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서 어머니와 떨어지게 됐다”라며 “편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마음 아픔과 기대를 알게 됐고, 서서히 용서하게 됐고, 사랑하고 이해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치매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낸 조수미의 어머니.
치매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낸 조수미의 어머니. ⓒ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그러나 조수미는 지난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어머니를 가슴에 묻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라며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에게 치매가 와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전에는 세계 어디서든 어머니가 계신 한국 시간대에 맞춰 전화를 해서 어머니께 노래를 불러 드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가 내 목소리를 못 알아듣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잠시 한국에 들어오면서 잠깐이지만 병원 창문을 통해 밖에서 어머니를 볼 기회가 있었다. 전혀 날 못 알아보더라. 그때가 마지막인 것 같아서 인사를 드리고 유럽에 갔는데, 8월 초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급히 들어가려고 했는데 입국 시 pcr을 받고 격리해제를 받아야 했기에 결국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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