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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성추행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사라진 후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조민기는 성추행 의혹 제기 후 약 보름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배우 故 조민기,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배우 故 조민기,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뉴스1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故 조민기에게 문제를 제기했던 피해자들이 여전히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30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2018년3월 학생들의 폭로로 처음 알려진 ‘조민기 미투(Me Too, 나도 말한다) 사건’을 다뤘다.

이날 조민기 생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한 피해자는 ”조민기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 날이 정확하게 기억난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고 하면 그의 사망 이후 나의 일상”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조민기 사망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렸다면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도 언급했다. 박 전 시장은 전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피소 당한 다음날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두 사건 모두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의 사망으로 공소권이 소멸된 경우다.

이에 대해 조민기 사건 피해자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던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정작 해결된 것은 없는데 가해자의 죽음을 위로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공감으로 풀이된다.

피해자는 ”조민기가 숨진 후 내가 제일 먼저 본 댓글은 ‘청주대 X들 이제 파티하겠네’라는 글이었다”며 ”그가 죽길 바라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왜 그가 사라져서 우리가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인생에서 이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이 생각만 하고 있다. 근데 어떻게 우리가 지금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일 ‘미투가 사람을 죽였다’는 댓글을 보고 있으면 모든 상황이 자신의 탓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고도 2차 가해로 인한 피해들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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