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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쓰고 공연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무례하다' 비판받자 해명에 나섰다

"관심에 목매는 피아니스트"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유자 왕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캐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에서 교육받은 유명 피아니스트다.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 챈 공연예술 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유자 왕
유자 왕 ⓒCBS Photo Archive via Getty Images

그의 리사이틀은 일부 비평가 사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왕이 이날 선글라스를 쓴 채 연주에 나선 건 물론 리사이틀이 끝난 뒤에는 묵례만 하고 무대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한 음악 전문 블로거는 왕을 ”관심에 목매는 피아니스트”라고 불렀고, 지휘자 타니아 밀러는 ”공연장을 찾은 죄 없는 관객들은 당신의 연주를 듣고 당신의 놀라운 실력을 직접 목격하고자 했을 뿐”이라며 그를 비난했다.

비난이 이어지자 유자 왕은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나섰다.

그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해로운 추측과 비판으로 인해 이 사실을 공개하고자 한다”라며 ”지난 금요일(21일) 밴쿠버 국제 공항에서 한 시간 이상 억류된 상태로 강도 높은 신문을 받았다. 굉장히 굴욕적이고 속상한 일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왕은 공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왕은 자신이 억류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이를 왕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 피해를 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왕은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너무 많이 운 탓에 눈이 붓고 빨개진 상태였다. 충격에 빠진 상태였지만 내 소중한 스승인 개리 그라프만을 비롯한 관객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라며 공연을 강행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글라스는 ”정신적 고통”을 숨기고자 급하게 선택한 소품이었다. 

왕은 ”그 순간 내 가장 큰 걱정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고 내 부은 눈이나 정신적인 상태로 관객들의 주의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것이었다”라면서 ”관객들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왕은 ”안타깝게도 이런 끔찍한 경험을 겪은 건 나뿐만이 아니다”라며 ”내가 겪은 일을 이렇게 털어놓음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논의를 벌이고 절차에 변화가 생기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왕의 해명 글이 공개되자 타니아 밀러는 ”끔찍했을 경험에 고통을 더했다면 미안하다. 나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달라”라며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유자 왕은 이날 쇼팽의 뱃노래 올림 바장조 작품번호 60, 바흐의 토카타 다단조 BWV911 등을 연주했다. 아래 영상에서 그의 연주를 감상해보자.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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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종차별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