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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특파원-대변인 설전 “언론 환경 심각” “당신만 그런다”

외신 언론인들이 언론 환경 악화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자, 중국 정부가 이를 반박했다.

주중외신기자협회(FCCC)는 지난달 30일 ‘접근 불가'라는 제목의 2017년 중국 언론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보고서 표지.
주중외신기자협회(FCCC)는 지난달 30일 ‘접근 불가'라는 제목의 2017년 중국 언론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보고서 표지. ⓒ한겨레

중국에 주재하는 외신 언론인들이 언론 환경 악화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자,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반박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는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가 “지난 30일에는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아 손을 못 들었는데, 나는 주중외신기자협회(FCCC·협회) 보고서에 동의한다”며 “보고서에 나온 상황을 직접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중국의 관련 상황이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30일 발표된 협회의 2017년 중국 언론환경 보고서와 관련해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질문이 나오자, 화 대변인이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던데 대한 늦은 답변이다.

당시 현장에선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이에 화 대변인은 “없다. 오늘 참석한 외국 기자들도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600명 가까운 중국 주재 외국기자들은 더더욱 대표할 수 없다고 협회에 전하라”고 말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1일 <산케이>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중국에 외국 기자가 600명이나 있는데 그 협회에 몇 명이나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 산케이신문 기자만 이렇게 느끼는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절대다수의 매체가 중국에서 순조롭게 생활하고 취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외교부 브리핑에서 다시 한번 화약 냄새(전쟁 분위기)가 났다’는 제목으로 온라인 속보를 냈다.

지난 30일 나온 협회 보고서를 보면, 중국 주재 외국 기자들은 미행, 도청, 비자 발급 통제, 정부부처 소환 및 면담 등 취재 방해 행위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회원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117명의 40%는 지난해 중국의 취재 환경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나 티벳, 북-중 접경 지역 등 ‘민감한’ 지역에서의 취재 방해 행위가 심각했다.

보고서에는 <산케이>의 후지모토 킨야 베이징지국장이 “어디 출장 갈 때마다 문제가 생긴다”며 한반도 전문가 인터뷰가 방해받은 적도 있었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이 매체는 지난 2014년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의 기소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언론 자유’를 호소한 바 있다. 가토 전 지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관련 칼럼 탓에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주중외신기자협회는 개인 단위로 가입하는 회원 단체로, 중국 외교부에 등록된 베이징 주재 외국기자 465명 가운데 218명이 회원이다. 중국 외교부에 등록된 중국 전체 주재 외국기자 수는 5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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