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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부 지역에서 이혼율이 급증했는데, 원인은 신종 코로나인 것 같다

격리, 통제 기간이 지나자마자 '이혼 예약'이 꽉 찼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발원지인 중국은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빠르게 감소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예기치 않은 사회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바로 이혼 급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중국 북서부 산시(陝西)성 수도 시안(西安)시 내부 혼인등기소는 지난 2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하게 코로나19 영향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안시 베이린구(碑林)는 혼인이나 이혼을 신청하기 전 미리 전화 예약을 받았다. 방문객들이 서로 부딪혀 감염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베이징 거리를 걷고 있는 커플. 2020. 2. 27. 
베이징 거리를 걷고 있는 커플. 2020. 2. 27.  ⓒNICOLAS ASFOURI via Getty Images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이혼 신청 숫자가 높았다. 5일에는 당일 처리 가능한 최대 건수인 14쌍이 이혼을 신청했다. 베이린구 혼인등기소에서 일하는 왕모씨는 폭스비즈니스에 ”많은 부부들이 한 달 이상 집에서 둘만 마주하고 지내다 보니 충동적으로 이혼율이 급증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왕씨는 이런 이혼이 충동적으로 보이는 이유로 몇 가지 예시를 들었다. 왕씨는 ”이혼 예약을 한 뒤 날짜가 닥치면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어떤 부부는 이혼하겠다며 서류 절차를 다 진행해 놓고 마음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이혼을 취소할 수 없어서 이혼 직후 곧바로 재혼 절차를 밟았다”고 전했다.

시안시 옌타(雁塔)구와 가오신(高新)구의 상황도 비슷했다. 옌타구에서는 혼인과 이혼을 합쳐 하루 최대 22건을 처리할 수 있는데, 18일까지 이혼 예약이 꽉 차 있는 상태다. 가오신구의 이혼 예약도 마찬가지다. 옌타구 혼인등기소 직원인 한모씨 역시 왕씨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한씨는 글로벌타임즈에 ”오랜 시간 둘이서만 격리돼 있다 보니, 여러가지로 갈등이 쌓여 이혼을 선택한 부부가 많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혼인등기소 관계자들은 시민들에게 ”결혼과 이혼은 인생의 큰 일이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잠시의 불화로 가볍게 이혼을 결정하지 않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아직 단 둘이서만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빚어지는 감정이 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진행된 바 없지만, 이번 사건은 연인 관계 전문가들에게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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