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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숨진 5세 아이가 남긴 글에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

  • 이진우
  • 입력 2018.06.07 16:16
  • 수정 2019.09.05 10:28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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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채 발견된 다섯살 여자아이 후나토 유아가 생전에 남긴 노트가 7일 발견됐다.

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경찰이 유아의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와 어머니 유리를 다시 체포됐다. 지난 3월 상해죄의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보호책임유기 혐의가 추가되면서다. 추가 수사 결과 이들은 유아에게 충분한 식사를 주지 않아 영양 실조 상태로 만들었으며, 이후에도 유아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경찰은 도쿄에 있는 이들의 집을 압수수색해 숨진 유아가 남긴 노트를 찾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유아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신의 몸무게를 기록하고 히라가나 쓰기 연습을 했다. 유아는 노트에 “아빠 엄마가 더 이상 말하지 않더라도 앞으로는 좀 더 잘하겠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라고 적었다. 경찰이 공개한 유아의 메모는 아래와 같다.

もうパパとママにいわれなくても 이제 아빠와 엄마가 알아주지 않아도
しっかりとじぶんから 제대로 스스로
きょうよりはもっともっと 오늘보다 더욱 더
あしたはできるようにするから 내일 할 수 있도록 할게
もうおねがいゆるしてください 이제 부탁해 용서해주세요
おねがいします 부탁합니다
ほんとうにもうおなじことはしません 이제 정말 같은 일 안합니다
ゆるして 용서해줘
きのうぜんぜんできてなかったこと 어제 전혀 할수 없었던 것
これまでまいにちしてきたことなおします 그동안 매일 해온 것 고칠께요
あそぶってあほみたいだから ‘놀자’ 같은 건 바보같으니까
ぜったいぜったいやらないから 절대, 절대 안할테니까
やくそくします 약속합니다

유아가 매일 자신의 체중을 적은 것은 아버지로부터 “너무 뚱뚱하다”고 야단맞은 후 식사를 조금밖에 먹지 못한 채 몸무게를 기록하도록 강요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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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유아는 어머니 유리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유아의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는 유아가 목욕 중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냉장고 앞에 책꽂이를 세워 유아가 냉장고를 못 열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아가 숨졌을 당시 체중은 12.2kg에 불과했다. 또 유아는 지난 1월 이 집으로 이사 온 후 사망할 때까지 단 한 번밖에 외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아가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은 더 큰 충격에 빠졌다. 유아가 지난 2016년과 2017년 아동상담소에 임시 보호됐었으나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는 두 번 모두 불구속 입건됐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본 여론은 어린이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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