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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시달리다 도망친 9살 소녀는 "밥을 오랜만에 먹어서 좋다"고 말했다

친모와 계부의 학대에 시달리다 도망친 소녀

아동학대에 시달리던 경남 창녕의 9살 여아가 지난달 29일 한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피해 여아를 구조한 시민 A씨는 ”처음 봤을 때 아이 모습은 엉망이었다”고 오마이뉴스에 전했다. 

구조 당일 오후, 창녕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B(9)양을 발견했다는 A씨는 ”(아이가) 신발도 신고 있지 않았고, 집에서 지내는 아이로 보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에 따르면, B양은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서 나왔다”며 배가 고프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에 A씨는 B양을 편의점으로 데려가 먹을 것을 사준 뒤 함께 창녕경찰서로 갔다. 맨발인 B양을 위해 자신이 신고 있던 슬리퍼를 벗어주기도 했다.

9살 여아와 시민이 함께 찍힌 편의점 CCTV 영상 
9살 여아와 시민이 함께 찍힌 편의점 CCTV 영상  ⓒ채널A

B양은 ‘의붓아버지가 병원에 있고, 친모가 동생을 돌보는 틈을 타 도망쳐 나왔다‘고 A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아이는 또다시 집으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했고 불안해했다, 많이 굶어서 그런지 쉬지 않고 먹었다, (아이가) ‘밥을 오랜만에 먹어서 좋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구조 당시 눈이 멍들고 손가락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는 등 학대의 흔적이 발견됐던 B양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B양은 경남 거제에 거주하다 지난 1월 창녕으로 이사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학교에 가지 않고 외출도 하지 않으면서 주변에서도 B양에 대한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B양의 친모 C(27)씨와 의붓아버지 D(35)씨를 불구속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부는 말을 안 듣고 거짓말을 해 때렸다고 진술하고 일부 혐의는 시인했다”며 ”친모는 조현병 환자인데 지난해부터 치료를 받지 않아 증세가 심해져 함께 딸을 학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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