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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이 두 차례 연거푸 한국 축구 팬 문화를 작심 비판했다

독일전 승리 뒤 재조명되고 있다

ⓒ뉴스1

″이제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비난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 독일 경기 직전 우리 사회 축구 팬덤의 행태에 대해 거푸 쓴소리를 내놨다. 기적같은 독일전 승리 뒤 ”팬들의 비난이 선수들의 용기를 밖에서 무너뜨리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된다”는 그의 작심 비판이 재조명되고 있다.

차 전 감독은 독일 전 직전인 27일 저녁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 선수들이 아무리 강한 상대를 만나도 사기 높아 있으면 운동장에 나가 뛰는 게 자유롭다. 첫번째 경기 보면 우리 선수들이 상당히 주눅들어 있고 몸이 굳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선배로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고 스웨덴전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렵게 예선 통과하고 본선 첫경기 치를 때까지 계속 비난과 질타를 받아왔기에 그런 선수들에게 잘뛰어 달라는 말이 (상처에) 소금을 치는 것 같아 몹시 마음이 아팠다”고 거듭 비난에 주눅 든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은 과도한 비난이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멕시코 전에서 장현수 선수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해 ”모든 선수는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오랫동안 땀을 흘리고 애를 썼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관해 잘못된 것은 비판할 수 있지만 다른 것을 가지고 너무 과도하게 비판하는 건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수비 일원인데, 이 선수가 그런 부담 가지고 경기할 때 뜻하지 않은 실책, 긴장이나 굴욕이나 공포 때문에, 실수 안해도 되는데 더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차 전 감독은 ”저는 늘 경기 전에 우리 선수들을 격려해 달라고 해왔다. 너무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뀌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과도한 비난 대신 격려와 공감의 팬 문화를 일궈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정말 사랑의 매는 얼마든지 때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잘했을 때 함께 기뻐해주고 실패했을 때 함께 아파해주고 미래를 같이 고민하면서 하는 비난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방적 비난이나 해꼬지는 정말 상처가 크다”고 강조했다.

차 전 감독은 뉴스룸 출연 뒤 독일전 킥오프 직전에도 러시아 카잔 아레나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듭 ”이제는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비난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 축구 팬덤의 과도한 행태를 작심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 전 감독은 ”월드컵 시즌만 되면 매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경기도 하기 전에 선수들은 엄청난 비난에 휩싸인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랬다”며 ”우리처럼 시작하기도 전에 욕을 먹고 기죽었던 팀이 어디 있나. 경기에 관한 비판이라면 수용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은 선수들의 사생활과 가족을 들춰가면서 비난을 퍼부었다”라고 지적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3월 이후 평가전에서 1승3패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사전캠프에서도 볼리비아에 0-0 무승부, 세네갈에 0-2 패배를 기록했다. 그때마다 쏟아진 네티즌들의 원색 비난에 일부 선수 가족들은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차 전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은 노리개가 아니다. 누구도 가족까지 거론하면서 비난할 권리는 없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독일과 만났던 1994년 미국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눈에 살기를 띠고 경기에 임했다”라며 ”독일은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 때문인지, 한국 대표팀을 상당히 두려워하는데 정작 한국 팬들은 선수들의 용기를 밖에서 무너뜨려 우리의 최대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제는 축구대표팀에 용기와 격려를 주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할 때다. 한국 사회도 바뀌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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