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다” : 차은우의 ‘온전한 내 편 갖고 싶다’ 오열은 우리 모두가 겪는 ‘외로움’을 건드린다

“사람들의 관계망은 SNS를 통해 굉장히 확산됐지만 피상적이고 얄팍한 관계들이 다수이다 보니 외로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 이인혜
  • 입력 2021.02.09 13:12
  • 수정 2021.02.09 14:01
차은우 오열에 시청자들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차은우 오열에 시청자들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SBS, 커뮤니티

 

“온전한 ‘내 편’이라는 말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사랑이나 결혼을 떠나서 얘기가 통하고 내 치부나 모든 속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한번도 못해본 것 같다.” 지난 7일 SBS ‘집사부일체’ 차은우(24)가 오열하며 한 말이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그의 발언에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 “무슨 감정인지 알 것 같다”고 공감했다.

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SBS

 

요즘 20. 30대들 이런 생각들 많이 하지 않아? 이야기하다보면 내 또래나 선배들 본문에서 은우가 말하는 거랑 비슷하게들 말하더라고. - 한 네티즌이 한 말  

 

이날 차은우의 ‘온전한 내 편을 갖고 싶다’는 발언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오늘날 우리 모두가 겪는 보편적 감정인 ‘외로움’을 건드려서가 아닐까. 이와 관련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관계망은 SNS를 통해 굉장히 확산됐지만 피상적이고 얄팍한 관계들이 다수이다 보니 외로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뉴시스에 말한 적이 있다.

청년 10명 중 8명이 “본인의 상황이나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으나 머뭇거린 적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응답자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호구가 될까 봐”, “그게 다음에 내 약점이 될 거로 생각해서”, “서로 사정을 공감해줄 만한 시간적 감정적 여유가 없어서”, “내 말이 강요되거나 오해의 소지를 남길까 봐”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SBS

 

하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놔 공감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심리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감정을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하고, 그 이야기들을 인정받는 경험은 쉽게 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라고 정신의학신문에 조언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의학과 교수도 이에 대해 중앙일보로 “우리는 누군가에게 공감받을 때 내가 소중하다는 느낌이 차 오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람이 느끼는 가장 큰 외로움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에 대한 정체성이 희박해질 때 찾아옵니다. 이 정체성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나를 공감해주는 관계가 없다면 내 가치를 느끼는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고 외로움도 찾아옵니다.” -윤대현 교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윤대현 교수는 “내 마음을 터놓을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도 그 사람의 마음을 들어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약간은 손해 보듯 마음을 더 주려는 그런 괜찮은 사람들이 서로 만날 때 짙은 공감 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차은우가 이날 토로한 고충은 그 혼자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기에, 방송 말미 공개된 “서로의 치부마저도 온전히 안아줄 수 있는 든든한 내 편을 만나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더욱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이쯤에서 차은우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정신건강 #집사부일체 #차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