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네받은 명함에 ‘캣닙 만드는 농부’라고 쓰여 있었다. 그루밍컴퍼니 이성연(30)·권순영(30) 대표는 충남 청양에서 캣닙 농사를 짓는다. 각각 5년 차, 3년 차 농부인 두 사람은 아직도 자신이 농부라는 사실이 때때로 어색하다. 둘은 19살 때부터 배를 탄 항해사였다. 커다란 배에 기름 등을 싣고 유럽이라도 간다고 하면 3개월씩 바다에 떠 있어야 했다. 20대 중반까지 망망대해를 누비다 어떻게 캣닙 농사를 짓게 됐을까.
“우리 고양이에게 좋은 걸 주자”는 마음
“배를 타는 것은 외로운 일”이었다는 둘은 육지로 돌아와 각각 귀농과 취업을 택했다. 고향이 충남 청양인 이성연씨는 처음에는 마늘 농사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생전 처음 하는 농사였지만 주변 친척들의 도움으로 고추, 감자 등 영역을 넓혀가던 중이었다. 캣닙을 길러보자는 생각은 먼저 고양이 집사가 된 권순영씨의 제안이었다.
권씨는 “고양이를 기르면서 캣닙을 처음 알게 됐는데, 색이 다 거무튀튀하고 어디서 어떻게 생산된 건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며 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 애에게 좋은 걸 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캣닙 농사는 순식간에 1천평 규모까지 확장했다가 지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500평 규모로 짓는다.
개박하라고도 불리는 캣닙은 고양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집고양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캣닙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황홀한 표정으로 뒹굴뒹굴하며 때때로 침을 흘리기도 한다. 캣닙에 있는 ‘네페탈락톤‘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중독성이나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고양이는 왜 캣닙에 취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