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의 앙숙 관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잘 알려진 진리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와 쥐 하면 ‘톰과 제리’에서 나오는 위와 같은 장면이 저절로 떠오른다.
그러나 ‘생태와 진화 프론티어스(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 저널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와 쥐의 관계는 그리 치열하지 않다.
현실은 아래 모습에 더 가깝다.
물론 고양이가 잘하는 것도 많다. 낮잠 자기, 레이저포인터 쫓기, 또 낮잠 자기, 먹기, 상자에 들어가기, 또 낮잠 자기, 그리고 밤잠 자기. 그러나 쥐 잡기에는 형편없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증거는 다음과 같다.
연구팀은 쥐로 득실거리는 뉴욕의 한 쓰레기 처리장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리고 고양이와 쥐가 함께 등장하는 306편의 동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양이가 쥐를 실제로 노린 경우는 20번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잡는 데 성공한 건 2번이 다였다.
연구팀의 해석에 따르면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쥐의 존재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쥐(rat)의 몸무게를 들었는데, 쓰레기 처리장에 사는 쥐들은 평균 300g에 달하는 녀석들이었다.
그러나 고양이가 주로 사냥하는 동물은 30g 정도에 불과한 생쥐(mouse)나 조류라는 게 연구팀의 이론이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 저널에 의하면 미국에서만 약 13억에서 40억 마리의 조류와 63억에서 220억 마리의 소형 동물이 매년 고양이에 의해 죽는다(주로 길고양이에 의해).
이토록 사냥 솜씨가 풍부한 고양이지만 덩치가 큰 쥐는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쥐 잡기 용도로 고양이를 대령하는 건 재검토가 필요할 듯.
[h/t b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