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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부터 극심한 신병 앓은 25세 무당은 연세대 작곡과 출신에 카네기홀 공연 기회를 얻었던 유망한 음악가였다

배세윤 씨는 24세에 신내림을 받고 이화도령이 됐다.

신당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앉은 25세의 남자 무당을 보고 원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화도령이 된 그의 본명은 배서윤으로 24살에 신내림을 받았다. 한복이 아닌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다면 그저 지금도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였을 그는 사실 무대에 오르던 사람이었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8월 4일 방송된 KBS Joy ‘실연박물관‘에서는 자신의 지난 과거와 이별하고 싶다는 이화도령, 배서윤이 출연했다. 25세의 무속인인 그가 실연의 물품으로 ‘나이트메어(NIGHTMARE, 악몽)’ 라는 악보를 들고 나왔다. 그는 “2년 전에 자신이 작곡한 곡”이라면서 연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7살 때 누나를 따라 피아노 학원에 갔다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다는 배서윤 씨는 고등학교에서 거문고를 전공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국악계의 엘리트 코스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클래식으로 전공을 변경하며 연세대학교 작곡과에 입학한 그야말로 ‘음악’ 수제로 불렸다.

피아노를 비롯해, 거문고, 바이올린까지 섭렵한 그는 화려한 수상 이력을 뽐내며 세계적인 음악가의 길을 가고 싶었으나 오랫동안 신병을 앓은 끝에 지난해 신내림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이에 대해 배서윤 씨는 ”졸업을 앞두고서는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트럭이 나를 짓누르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면서 물리적인 고통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심해 바다에 있는 것처럼 어깨가 무겁고 잠을 자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 계속 이상한 꿈을 꿨다. 정신과를 가면 우울증이라고 하고, 내과를 가도 이상이 없다고 소화제나 해열제를 줬다”고 신병으로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그는 ”신령님들이 오실 때는 조상, 다른 귀신부터 시작해서 다 들어온 상태”라면서 ”기운을 감당하기 어렵고, 영적인 알림이 온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중학교 3학년 때 신병으로 1년 동안 학교를 못 갈 정도로 아팠던 그는 ”죽 세 모금을 넘기지 못하고, 물도 안 넘어갈 정도였다”면서 ”어느날 사시나무 떨리는 몸이 떨리면서 마치 커피를 30잔 마신 것 같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몸주(무당이 주로 섬기는 신)인 할머니를 눈으로 딱 봤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냈던 그는 대학교 때까지 신을 받지 않기 위해 버텼지만 부모님이 아프고, 금전적인 문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 작년 12월 신내림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끌리듯 찾아간 신당에서 ‘너는 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모태신앙이라서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신병보다 더 큰 고통은 내림굿을 안받으면 신은 가장 소중한 것부터 꺾는다”면서 가족이 아프면서 결국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내림을 받은 이후 부모님의 병이 바로 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종교적인 문제를 포함해 아직도 부모님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다시 연주를 하거나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지금의 이름을 받고 새 삶을 시작한 때부터는 예전처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제1회 한미 작곡 콩쿠르 대회’ 전체 대상을 수상해 미국 카네기홀 공연 기회까지 얻었으나 신내림으로 갈 수 없게 됐다면서 ”그때 제일 크게 느꼈다. 내가 정말 보내줘야 하는구나.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구나”라며 ”음악은 내게 첫사랑이었다. 음악을 너무 사랑했던 나에게 벗어나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악보를 잘 전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화도령, 배서윤 씨
이화도령, 배서윤 씨 ⓒKBS Joy '실연박물관'

세 MC가 프로그램임 ‘실연박물관’과 관련해 질문을 해자 그는 ”성시경이 꼬리, 딘딘이 머리를 하면 어울릴 것 같다”라고 조언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이를 들은 딘딘이 “11월 앨범을 내려고 하는데 괜찮을 것 같냐”고 묻자 ”앨범 시기가 미뤄진 상태로 보인다면서 주변에 가까운 구설과 시비수도 함께 오는 시기이니 특히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라”고 말해 딘딘을 걱정스럽게 하기도 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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