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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화석연료차 생산 중단을 선언한 이유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베를린 공항에 세워져 있는 폭스바겐 신차
베를린 공항에 세워져 있는 폭스바겐 신차 ⓒ그린피스
ⓒhuffpost

지난 4일, 독일 울푸스버그에서 경제인들과 기업이 모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의 최고전략책임자 미하엘 요스트는 연단에 섰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선언을 했습니다. “앞으로 폭스바겐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멈추고 전기자동차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한 것이죠.

*내연기관: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 장치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차, 그리고 가스차가 대표적인 내연기관차이다.

발표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26년이 “마지막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2040년께에는 폭스바겐이 마지막 내연기관차를 판매하게 되는 것이죠.

폭스바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유차에 밝은 미래가 있다고 호언장담해왔습니다. 갑자기 수십 년을 동고동락해온 내연기관차에 작별을 고한 폭스바겐.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연기관은 달리는 매연 공장... 사람과 지구를 병들게 하다

방콕 시내 교통체증으로 막힌 도로
방콕 시내 교통체증으로 막힌 도로 ⓒ그린피스

매일 아침 마스크를 끼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면 디스토피아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최근 한국 사람들이 가장 불안을 느끼는 요소 1위로 지목한 대상도 바로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입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도심 내 발생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내연기관차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원 중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자동차를 포함한 교통수단 분야죠.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우리가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대로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 밑으로 유지하려면 2028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사용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 홍수, 태풍 피해는 커지고 열대우림, 산호초 생태계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또 다른 연쇄작용을 일으켜 폭염과 한파 그리고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키며 우리 삶을 위협할 것입니다.

폭스바겐의 이번 선언은 바로 위와 같은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고 존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상향되면서 더 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내연기관차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폭스바겐도 체감한 것이죠.

석유 시대의 종말…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하지만 폭스바겐의 선언이 단지 환경적으로만 의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폭스바겐은 사실 아우디(Audi)와 포르쉐(Porsche), 람보르기니(Lamborghini), 벤틀리(Bentley) 등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이 거대한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차의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인 방글라데시 순다르반스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로 온몸이 오일 진흙에 갇힌 새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보호지역인 방글라데시 순다르반스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로 온몸이 오일 진흙에 갇힌 새 ⓒ그린피스

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석유 시대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오랜 시간 화석연료 즉, 석유에 기반했던 자동차 산업은 저물고 전기차로의 산업개편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함께 말이죠.

네덜란드, 노르웨이, 프랑스와 영국 등 각국의 정부들은 이르면 2025년에서 늦으면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와 온실가스 감축 규제, 미래 유망 사업과 첨단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한국 정부도 2030년까지 공공 부문에서 경유차를 퇴출하고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차량 규제 변화의 속도를 볼 때 매우 소극적인 결정이었죠.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흐름에 한국 기업은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요?

그린피스와 함께 떠나는 깨끗한 미래로의 로드 트립

아쉽게도 우리가 당장 내일, 내연기관차와 이별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 자동차 기업 중엔 아직 내연기관차의 마지막을 선언한 곳이 없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고용, 생산과 수출 등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기업도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추지 않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창밖 도로에는 유독물질과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자동차들로 가득합니다. 사실 폭스바겐의 선언이 실현된다해도 내연기관차가 줄어들기까지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더 빠르고 깨끗한 전환을 실행하지 않는 한,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심화되는 대기오염의 문제는 계속되겠지요.

기후변화를 막고,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공기를 들이쉬는 매일을 위해, 또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산업의 안전을 위해 앞으로 그린피스는 여러분과 함께 자동차 기업들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어느 기업이 환경과 경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차’(독일어: Volkswagen)를 먼저 생산할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독일 하노버에서 달리는 트램과 자전거
독일 하노버에서 달리는 트램과 자전거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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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자동차 #대기오염 #폭스바겐 #화석연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