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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등학생이 찍은 자동차 사진들은 정말 끝내준다

전문적인 교육은 받은 적 없다.

  • 김태우
  • 입력 2018.06.05 17:47
  • 수정 2018.06.05 17:54
ⓒA군 제공.

지난 5월 1일, 중고차 거래 사이트 겸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사진 찍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찍을 차가 없어 슬프다”며 무상으로 차량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피사체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몇 분이 되었든 기억을 남긴다 생각하시고 편하게 연락해주셨으면 한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조금 (실력) 소모를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글과 함께 지금까지 찍은 차 사진을 공개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이었다.

이 글에는 촬영을 의뢰하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고, 그중에는 ”초일류 사진작가가 찍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전문가도 A군의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모터매거진 포토그래퍼 최재혁은 ”고등학생이 이 정도로 찍는다는 사실이 일단 놀랍고, 기존의 포토그래퍼들의 열정을 자극시키기 충분한 실력을 갖춘 걸로 보인다”라며 ”좀 더 신선한 방법으로 우리를 자극시켜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프포스트코리아는 화제가 된 고등학생 A군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진을 찍게 된 계기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A군은 ”중학교 때부터 차를 좋아해서 모형 차를 사곤 했다.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찍었고, 정식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올해 아는 분께 카메라를 받은 뒤였다”라고 말했다.

A군은 ”반사판이나 스튜디오를 사용할 여력은 안 되니 밖에서 그냥 찍고 사진을 보정한다”며, 카메라는 니콘 D70을 쓰다 망가져 지금은 니콘 D80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A군은 이어 ”처음에는 지인의 차를 찍었고, 아는 형들이 ‘올려봐라’해서 툭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배경도 직접 촬영한다고 한다. 외국인이 포착된 사진에 대해서는 ”경희대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배경도 다 제가 찍는다”라고 말했다. 

ⓒA군 제공.

A군의 사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보정 실력이지만, 정작 그는 보정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한다. A군은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쓰는 법을 배운 적이 따로 없어서 튜토리얼을 따라 했다. 지금도 체험판을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사진을 찍을 거냐는 질문에 A군은 ”부모님의 반대가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A군은 보배드림에 올린 글을 통해 ”부모님이 고등학생이 그런 쓸모없는 일을 아직도 하고 있느냐고 (물으시더라). 어리석은 이 못난 아들이, 답답한 철부지 아들이 여기서라도 죄송하다고 말한다”라며 부모님께 사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군은 앞으로도 사진을 찍을 계획이다. 앞으로도 A군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그의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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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자동차 #사진 #고등학생 #아마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