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선 '운전면허 정지감'이지만 질주 본능 만족시키는 통쾌한 카 체이스 영화 6편

'음주운전은 살인입니다.'

비가 내리면 내리는 대로, 볕이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여름엔 불쾌지수 높아질 요소가 무궁무진하다. 복숭아 껍질만 깠을 뿐인데 생기는 초파리, 살점 깊숙이 코를 박는 모기떼들과 습기 가득한 수건, 그리고 내 몸에서 샘솟는 문제의 땀까지. ‘그럴 때는 모다?’ 역시 액션 영화만 한 것이 없다. 그중 백미는 ‘카 체이스(Car Chase, 자동차 추격)’ 씬이고. 달리고, 구르고, 터지는 영화 6편을 준비했다. 질주 본능 만족시키는 짜릿한 쾌감이 장맛비에 우울해진 기분을 날려줄 테다. 다만, 따라 하는 건 은팔찌 차는 길이니 엄두도 내지 말것! * 해당 콘텐츠는 약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불법 개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30년 만에 돌아온 노장 감독, 조지 밀러는 마스터 피스를 만들어냈다. 솔직히 그가 이렇게까지 잘 만들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속편이 1편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영화가 증명해낸 데다 필모그래피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는 관객이 매드맥스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충실히 해낸다. ‘시각적 쾌감’, 카 체이싱 장면을 통해 관객은 거의 무한대의 카타르시스에 빠진다. 비결은 감독의 완급 조절에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조지 밀러 감독은 대본이 완성되기도 전에 약 4천 장의 스토리보드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을 그려냈다고 한다. 추격전을 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아서다. 글을 이미지화한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영상화한 그의 방식이 모든 영화에 활용될 수는 없겠지만, 매드맥스, 적어도 카 체이스에는 제격이었다. 찬양 일변도인 이 글이 불편하다면 영화를 안 봤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 찬양할 가치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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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레이싱, 분노의 질주 (2001)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얘기하자면 주인공인 ‘폴 워커‘와 ‘빈 디젤‘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폴 워커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면서 시리즈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었다. 그는 ‘분노의 질주: 더 세븐‘를 촬영하고 있었고, 약 80%에 참여한 상태였다. 이미 6편의 시리즈에 출연한 주인공이 사라졌으니 영화가 엎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나머지 20%를 폴의 닮은 꼴인 형제들이 채웠다. cg기술이 더해지니 영화를 보면서 누가 폴의 동생인지도 분간이 안 될 정도. ‘더 세븐’을 보게 되면 1편이 궁금해진다. 스트레이트 레이싱을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는 상영 당시만해도 매우 세련된 느낌이었는데, 잘생긴 폴 워커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조다나 브류스터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까지 더해져 청춘 영화같은 면모도 보인다. 폴 워커와 빈 디젤이 써나갈 역사적인 첫 만남을 지켜보면서 7편까지 정주행해도 좋고, 선택해서 보고 싶다면 1, 4, 7로 건너 뛰기 해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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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추월, 택시 (1998)

프랑스 영화는 몰라도 ‘뤽 베송‘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그랑블루‘, ‘레옹‘, ‘니키타‘, ‘제5원소‘까지 영화계에 등장하자마자 연속 히트작을 내놓았던 천재 감독은 프로덕션을 차려 첫 번째 작품을 선보였고, 그것이 ‘택시’였다. 1998년에는 택시로 도심을 질주하는 카 체이싱 장면이 매우 새롭게 다가왔었다. 역시 뤽 베송이라는 찬사도 이어졌는데, 영화 전반에 등장하는 프랑스식 유머에는 호불호가 갈렸다. 주인공 다니엘이 도심을 220km로 달리는 총알택시 기사라는 설정인데, 실제 220km 질주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7일간 도시의 중심 도로를 폐쇄했다고 한다.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카 체이스는 지금 봐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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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및 역주행, 프렌치 커넥션 (1971)

카 체이스의 클래식이라 불린다.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뉴욕 브루클린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장면 구성에 있다. 고가 도로 위의 전철과 밑의 자동차를 한 프레임에 넣어 보여주는데, 전철에는 마피아가 자동차에는 형사가 타고 있다. 방해물 없이 무한대로 달려가는 전철과 아수라장 같은 고가 도로 밑의 자동차가 대비되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다. 유모차를 피하는 설정은 카 체이스의 상징이 되면서 훗날 영화 스피드에서도 오마주 된다. 복잡한 뉴욕의 거리를 150km로 빠르게 질주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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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손괴죄, 더 록 (1996)

‘식스티 세컨즈‘, ‘본 슈프리머시‘, ‘매트릭스3’와 같은 영화들도 카 체이스가 유명하지만, ‘더 록‘을 고른 이유는 다분히 OST 때문이다. ‘아니, 카 체이스와 OST하면 ‘베이비 드라이버’ 아닌가요?’라는 반발자들도 있겠지만, OST계의 거장인 한스 짐머가 영화에 투척한 그 웅장한 서사성을 놓치긴 아깝다. 할리우드 자본력을 거침없이 보여준 영화인데도 가끔 음악이 영화보다 거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정도다. 한스 짐머는 영화를 위해서 ‘더 체이스’라는 곡을 만드는데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를 종횡무진으로 내달리는 장면에 사용되면서 긴박함과 쾌감을 완벽하게 높여버린다. 옥에 티라면 출발드림팀 노래로 사용돼서 영화를 보다 김병만이 달려가는 장면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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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위에 타시면 안 됩니다’ 촬영이 불법, 익스트랙션 (2020)

가장 최근에 제작된 데다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감독인 조 루소가 각본을 썼고,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자본이 더해져서 세련미가 흘러넘친다. 자본과 역량이 합쳐졌을 때 넘치는 시너지는 액션 영화로 왔을 때 폭발력을 가지는데, 역시 보는 맛이 제대로다. 볼거리가 넘친다는 점에서 마음 놓고 추천하게 되는 점도 있지만, 방점은 카 체이스에 찍힌다. 넷플릭스도 영화 공개 직후 ‘카 체이스‘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무려 12분간의 카 체이스 씬을 ‘원 테이크’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차 안팎으로 자유로이 오가는 카메라 무빙이 보는 사람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데, 촬영 감독이 차 본네트에 앉아 몸을 묶은 채 찍었다고 한다. 적에게 쫓기는 긴장감에 속도감이 더해져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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