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초보자를 위한 5가지 가이드

디젤차보다 전기차가 쉽다.

추석 연휴를 맞아 ‘차박’(차 안에서 잠을 자는 캠핑)의 인기가 더욱 뜨겁다. 코로나19 사태로 귀향을 취소하고 대신 차박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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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박 경험이 없는 입문자들에게는 난해한 용어부터 용도를 알기 어려운 캠핑 용품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 초보자도 번거로운 준비 없이 가볍게 차박을 다녀올 수 있는 팁 5가지를 정리해봤다.

① 산지보다는 바다·강…공원도 OK

흔히 차박에 대해 “차만 세울 수 있으면 어디든 숙소가 된다”고 한다. 절반만 맞는 얘기다. 일반 캠핑과 달리 목적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건 맞지만, 어디서나 차박이 가능한 건 아니다. 자동차 진입 불가 지역이나 주정차 금지 구역, 사유지 등은 제외된다.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차박이 금지된 곳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경사가 지나치게 심한 곳이나 산사태 위험이 있는 곳도 피하는 게 좋다.

차박 베테랑들이 입문용으로 추천하는 장소 1순위는 바다나 강 근처다. 경치를 즐기기 좋고, 밤에도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다. 산지에 비해 벌레가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부담이 덜한 곳을 원한다면 집 근처 공원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일부 야영을 금지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바다나 강, 산지도 마찬가지다. 오토캠핑장은 상하수도와 전기 등 시설이 갖춰져 있어 편리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고 나면 ‘노지 차박’(야영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하는 차박)을 시도하기 힘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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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차박의 핵심 ‘평탄화’는 어떻게?

차량 안에서 잠을 자기 위해서는 ‘평탄화’ 작업이 필수다. 평탄화란 1열 뒤 공간을 평평하게 만들어 잠자리를 확보하는 작업을 일컫는 차박 용어다. 평탄화를 위해서는 먼저 사람이 누울 만한 크기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대부분의 중·대형 스포츠실용차(SUV)는 2·3열 좌석을 접는 것만으로도 잠잘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일부 스포츠실용차의 경우 1열 좌석을 앞으로 밀어야 할 수 있다.

다음 순서는 확보한 공간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일부 차량은 시트 굴곡이 심하거나 2·3열과 트렁크 사이에 낙차가 있어 에어 매트가 필수다. 7인승 차량은 가운데 뒷자리가 비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매트가 필요하다. 1열 좌석을 앞으로 밀어놓은 경우 앞에도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놀이방 매트 등을 사용해 채워줘야 한다. 이밖에 접은 좌석의 헤드레스트를 빼서 반대 방향으로 끼워주면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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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파워뱅크, 인버터?…전기 사용은 최소한으로

차박 입문자들에게 가장 큰 난관은 전기다. 차박을 하면서 일반 전기기기를 쓰려면 건전지 역할을 하는 파워뱅크와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 등이 필수인데, 기본적으로 수십만원은 하는데다 사용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첫 차박의 경우 일단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랜턴이나 스피커 등 꼭 필요한 물품은 보조 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한 제품으로 준비하는 식이다. 문제는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도 온열 매트를 쓸 수 없다는 점인데, 10월까지는 겨울용 침낭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파워뱅크를 구매하고 싶다면 제품 사양에서 전압과 전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압(볼트·V)과 전기량(암페어시·Ah)을 곱한 값이 파워뱅크를 이용해 소비할 수 있는 전력량(와트시·Wh)이다. ‘100Ah, 12.8V’라고 표기돼 있는 제품의 경우 총 1280Wh의 전력을 쓸 수 있는 셈이다. 이 값을 본인이 쓸 제품의 소비 전력과 비교해 적당한 사양의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용량이 1280Wh인 배터리의 경우 소비 전력이 100W인 전기 매트를 약 12시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를 타고 가면 좀더 간편한 차박이 가능하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에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돼 있기 때문에 전력 공급 용도의 파워뱅크가 필요하지 않다. 인버터만 있으면 일반 전기기기 사용도 문제없이 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유틸리티 모드, 테슬라의 경우 캠프 모드를 이용하면 효율적인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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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타프, 텐트, 쉘터…취향 따라 알맞게

텐트, 타프, 쉘터… 캠핑 용품 중에서도 천막 제품은 유난히 종류가 다양하고 이름도 각양각색이어서 헷갈리기 쉽다. 우선 기본적으로 타프(tarp)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천막을, 쉘터는 바닥이 없는 텐트를 뜻한다. 지붕과 벽, 바닥까지 다 있는 게 일반 텐트라면 쉘터는 지붕과 벽만, 타프는 지붕만 있는 셈이다. 앞에 ‘도킹’이란 단어가 붙어 있으면 차량 등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천막 제품은 취향의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선경험 후구매’하는 게 낫다고 차박 경험자들은 조언한다. 트렁크만으로 햇볕을 가리기 어려울 경우 간단한 천막 용품을 챙겨가는 게 안전하지만, 이외의 용품은 일단 차박을 경험해보고 본인의 취향을 파악한 뒤에 구매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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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배터리 방전 체크는 필수

시동을 끈 상태로 트렁크를 오래 열어두면 배터리 방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트렁크가 열리면 켜지는 전등에 전기가 계속 쓰이기 때문이다. 트렁크 전등을 수동으로 끌 수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튿날 아침 시동을 켜지 못해 집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눈속임이 필요하다. 보통을 비너를 사용해 트렁크 잠금 장치에 있는 걸쇠를 밀어올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비너란 ‘카라비너’(carabiner)의 줄임말로, 부품을 연결하는 용도로 쓰이는 타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일컫는다. 비너를 사용해 트렁크 걸쇠를 올라가 있는 상태로 고정시켜, 트렁크가 닫혀 있다고 차량이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단, 비너를 꽂은 상태에서 트렁크를 닫으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실내 등이나 디스플레이 화면 등 전기 사용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일부 차종의 경우 2열 승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후석 승객 알림이 있는데, 이 또한 차박을 하는 동안에는 꺼놓아야 갑작스런 경고음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