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7월 중순까지 대규모 행사 개최를 금지하면서 칸 영화제의 개최 여부 역시 불투명해졌다.
5월 개막 예정이었던 제73회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격 연기됐다. 주최 측은 당시 ”예정된 일정대로 영화제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라며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며 그중 하나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로 영화제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앞서 제시한 행사 개최 금지 기간은 ”적어도 7월 중순까지”다. 이에 따라 칸국제영화제의 일정 변경 역시 불가피하게 됐다.
주최 측은 온라인 개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티에리 프레모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앞서 미국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칸 영화제의 영혼과 역사, 효율성에 (온라인 개최는) 적절하지 않다”라며 ”영화감독들은 자신의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선보이고 영화제와 같은 행사에서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는 생각 하나로 일하고 있다. 아이폰으로 감상하라고 일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이어 ”웨스 앤더슨이나 폴 버호벤의 작품을 컴퓨터로 보거나 ‘탑 건 2’, ‘소울’을 극장이 아닌 곳에서 상영하자고? 이들 작품은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기 위해 개봉일을 연기했는데 우리가 왜 디지털 기기를 통해 먼저 보여주겠나?”라면서 온라인 개최는 선택지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온라인 개최를 제외하고는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에 주어진 선택지는 연기 혹은 취소밖에 없다. 영화제를 재차 연기할 경우에는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과 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있다.
개최를 전격 취소한다면 올해 행사는 1946년 제1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린 이래 전염병으로 취소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칸 국제영화제는 1968년 68운동(5월 학생운동)으로 취소된 바 있다.
집행위원회 측은 아직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