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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영하 20도 한파에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비닐하우스에서 자다가 숨졌다

90년생인 속헹씨는 3주 뒤면 고향인 캄보디아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던 캄보디아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MBC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농장에서 근무하던 31살 속헹씨가 20일 오후 숨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했다. 4년 넘게 농장에서 일한 속헹씨는 평소 지병이 없고 별다른 타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동사한 것으로 보인다.

속헹씨를 포함해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5명이 살던 숙소는 비닐하우스로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속헹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 밤 포천은 영하 18도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추위로 인해 함께 살던 노동자들은 다른 곳으로 피신했으나, 속헹씨는 주말 내내 혼자 숙소에 머물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속헹씨의 취업 비자는 내년 2월 만료돼, 방에서는 1월 10일자 캄보디아 프놈펜행 항공권 예약증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숨진 채 발견된 속헹씨의 사진 
숨진 채 발견된 속헹씨의 사진  ⓒ포천이주노동자지원센터

포천이주노동자 센터는 ”공익적 차원에서 고인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한다”며 속헹씨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주노동자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농업이주여성노동자 사망사건대책위’는 23일 성명을 내어 ”어떻게 21세기에 얼어 죽는 이주노동자가 있어야 한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대책위는 ”농촌 비닐하우스 숙소 문제에 안이하게 대응한 정부와 지자체, 노동자 안전에 관심도 없는 사업주의 책임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산재 사망 사고”라고 지적하며 불법 임시시설 기숙사 금지 등을 요구했다. 

농장주 아들의 반응 
농장주 아들의 반응  ⓒMBC

농장주는 속헹씨 사망을 묻는 MBC 취재진에게 ”빨리 가세요”라고 역정을 냈으며, 농장주 아들은 ”여자들만 쓰는 방이라 더 좋게 해줬다”며 ”저희 집이 지금 전기가 안 들어와서 저희가 춥게 자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찰은 농장주의 관리 소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곽상아: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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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이주노동자 #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