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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장관 후보자, '여성은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아침 안 먹는다'

과거 발언 취지를 해명한답시고 내놓은 발언이다.

  • 허완
  • 입력 2020.12.23 18:25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논란이 된 과거 발언을 해명하면서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지냈던 2016년 한 내부 회의에서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임대주택 입주민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공공임대주택의 공유식당 개념을 언급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당시 발언의 맥락을 자세히 설명해달라며 변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마련해줬다. 변 후보자는 문제가 된 발언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공유주택을 만들었길래... 공유주택의 공유식당 프로그램으로 케이터링이라든지 공유주택을 얘기해서 (제가)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다. 특히 여성인 경우에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들 때문에 (다른 사람과) 아침을 같이 먹는 것은 아주 조심스러운데 (주민들이 다같이) 아침 식사하는 걸 전제로 다른 부엌을 줄이고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실제 문화와 맞는가. 그러면 입주자부터 서로 아침을 나눠먹을 수 있는 정도의 사람들을 선정하도록 이렇게 프로그램까지 같이 만들어야 된다’, 그런 취지로 얘기를 한 겁니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아침을 사먹는 것도 비용 부담이기 때문에 무조건 아침을 사먹는 형태로 설계를 하면 곤란하다, 그런 얘기를 한 건데 앞뒤가 없이 ‘가난한 사람은 외식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이렇게까지 비약되는 것은 저로서는 참... 너무 억울한 겁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제출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제출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문제의 발언 취지가 제대로 해명됐는지와는 별개로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이 발언은 곧바로 지적을 받았다.

국토교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성이 화장 때문에 아침을 (같이) 안 먹는다,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유감을 표명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그런 우려가 있는 느낌이 있어서요.”

변 후보자는 문제가 된 발언 취지를 언급하면서 또 다른 문제의 발언을 한 취지를 설명해야만 했다.

″임대주택의 제반시설을 설계하거나 건축할 때는 이용 수요를 잘 판단해야 한다, 이런 취지로 말씀드렸는데 혹시 또 듣는 분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취지가 그게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좀 유감을 표합니다.” 변 후보자가 말했다.

진 위원장은 ”저도 어제 성인지 교육을 받았다”며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국토교통부 및 산하기관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겠다는 다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변 후보자는 ”열심히 배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막말·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막말·낙하산 채용 특혜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현미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변 후보자가 논란에 휩싸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6년 SH 사장 재임 시절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김군에 대해 ”걔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인데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고도 했다.

‘행복주택’ 입주자를 선정할 때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들어온 후 우리한테 추가로 (주차장을) 그려 달라 하면 참 난감해진다”면서 한 말이다.

그밖에도 SH 사장 시절 동문 특혜 채용 의혹,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도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서 변 후보자는 김군 관련 발언에 대해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특혜 채용 의혹이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차 없는 임대주택 입주자’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임대주택 사는 대학생이 차 끌고 다니진 않지 않냐”며 ”현재 건축 규정은 대학생이든 뭐든 임대주택은 (주차장 설치 기준이) 0.6대다. 그러다 보니 (건축) 비용이 들고 시간이 길어지고 임대료가 상승하니 대학생에도 좋지 않다. 그러니 고려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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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 #국토교통부 #변창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