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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맞은 뷔페 식당들의 나라별 같지만 다른 대처

미국의 뷔페 식당들은 폐업하거나 일반 식당으로 전환하고 있고, 한국의 뷔페 식당들은 간편식을 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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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zoff-photo via Getty Images

수플랜테이션, 스윗 토마토 등의 샐러드바 체인을 운영해온 미국 외식업체 가든프레시가 지난달 파산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샐러드바의 감염 취약성을 지적하며 운영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가든프레시가 미국 전역에 운영해온 지점은 총 97개, 직원은 4400명이었다.

존 헤이우드 가든프레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매체 CNN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위생절차를 강화했음에도 매출이 줄었다. 점포당 하루 평균 손님이 700명에서 200명 밑으로 떨어졌다”며 “자체 소비자 조사 결과 대부분의 손님은 한동안 샐러드바나 뷔페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할 거라는 게 명백했다”고 파산 결정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뷔페식 레스토랑 업계가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등에선 가든프레시처럼 샐러드바의 전망을 비관해 파산을 결정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음식을 직접 떠주거나 테이블로 서빙해주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3일부터 뷔페가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분류되자 기존의 뷔페 모델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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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RomanBabakin via Getty Images

최근 국내 뷔페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강화다. 뷔페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해먹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뷔페 체인들도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25일 서울의 한 뷔페에 ‘음식물을 가져올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방역 당국은 23일부터 뷔페식당을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지정했다.
25일 서울의 한 뷔페에 ‘음식물을 가져올 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방역 당국은 23일부터 뷔페식당을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지정했다. ⓒ한겨레

빕스와 계절밥상의 폭립, 피자, 불고기 등의 메뉴를 간편식으로 판매해온 씨제이푸드빌은 지난달 말 빕스의 수프 2종도 파우치 형태로 출시하며 간편식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씨제이푸드빌 쪽은 26일 <한겨레>에 “수프 2종은 이달 초 마켓컬리 입점 후 이틀 만에 1천개가 완판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전반의 매출도 늘고 있다”며 “향후 간편식과 배달 쪽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치킨, 케이크 등 애슐리 인기 메뉴를 포장 판매해온 이랜드이츠도 “간편식 전담팀을 출범해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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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뷔페의 변화를 더 빠르게 추동하고 있다고 본다. 국내 샐러드바, 한식뷔페 시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축소되고 있었는데, 그 속도가 더 가속화될 거란 전망이다. 2017년 123개 매장을 갖췄던 애슐리는 95개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빕스는 81개에서 41개로 급감했다. 최근 외식 트렌드가 배달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사진 찍기 좋은’ 가게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뷔페 체인의 입지가 떨어진 탓이다.

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장조사회사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1998년~2017년까지 미국의 전체 레스토랑 수는 22% 증가했지만 뷔페는 도리어 26% 감소했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코로나19가 천천히 진행되던 뷔페의 하락세를 더 가속하고 있다. 온라인 주문 증가, 배달, 간편결제(캐시리스) 같은 트렌드가 사람들을 뷔페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며 “뷔페가 배달, 포장판매를 하게 된다면 살아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테이블 간 플라스틱 칸막이가 설치된 일본의 한 식당. 2020년 6월.
테이블 간 플라스틱 칸막이가 설치된 일본의 한 식당. 2020년 6월. ⓒASSOCIATED PRESS

앞으로의 뷔페는 셀프서비스의 범위를 점차 좁힐 거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미국 뷔페 브랜드 골든코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뷔페 음식을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배식해주거나 테이블로 갖다 주고 있다. 뷔페의 기본 시스템은 셀프서비스이지만, 공용 식기에 의한 집단감염 가능성을 낮추고 고객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조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뷔페가 엄격한 안전 조처를 해도 고객은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며 “음식을 먹기 위해 수백개의 공용 집게를 만져야 하는 고정적인 방식의 뷔페는 ‘코로나 이전 시대의 유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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