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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국내 음악방송 출연한 방탄소년단(BTS): 왜 3년째 MBC에서는 볼 수 없는 걸까?

양쪽 갈등은 2019년 문화방송 연말 가요축제인 <가요대제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새 앨범 ''프루프''(Proof)의 컴백 무대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은 그룹 차원의 음악 활동을 잠시 멈추고 솔로 앨범 발매, 다양한 가수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개별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새 앨범 ''프루프''(Proof)의 컴백 무대를 모두 마친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은 그룹 차원의 음악 활동을 잠시 멈추고 솔로 앨범 발매, 다양한 가수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개별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새 앨범 <프루프>의 타이틀곡 ‘옛 투 컴’으로 음악방송 4관왕에 올랐지만, 유독 문화방송(MBC) 음악방송에는 출연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9년 활동을 결산한 <프루프> 발매에 맞춰 음악방송에 출연했다. 이들이 국내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건 2년여 만이다. 방탄소년단은 16일 <엠카운트다운>(엠넷)을 시작으로, 17일 <뮤직뱅크>(KBS2), 19일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SBS)에 출연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쇼! 음악중심>(MBC)에서도 1위를 차지했지만, 출연은 하지 않았다. 이른바 하이브의 ‘문화방송 패싱’이다. 이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와 문화방송 간에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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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탄소년단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SBS) 공연 영상 갈무리 ⓒSBS 인기가요

양쪽 갈등은 2019년 문화방송 연말 가요축제인 <가요대제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연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무대에 출연하기 위해 그해 12월31일 열리는 <가요대제전>에 불참했다.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지만, 방탄소년단은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의 연말 가요 프로그램은 모두 소화한 뒤 출국했다. 이에 앞서 하이브(당시 빅히트)는 생방송 대신 사전녹화를 제안했지만 문화방송 제작진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방송의 ‘응징’이 뒤따랐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여자친구가 그해 열린 <가요대제전> 무대에 서질 못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방탄소년단과 같은 소속사였고, 여자친구는 하이브가 인수한 쏘스뮤직의 간판 걸그룹이었다. 이듬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문화방송의 명절 간판 예능인 <아이돌 육상선수권대회>(아육대) 출연도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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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탄소년단 <뮤직뱅크>(KBS2) 공연 영상 갈무리 ⓒKBS 뮤직뱅크

하이브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0년 12월31일 하이브는 소속 가수를 모아 합동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은 <가요대제전>이 열린 날짜와 같아서 하이브 소속 가수는 대거 불참했다. 하이브는 지난해에도 <가요대제전>과 같은 날 소속 가수를 모아 합동 공연을 펼쳤다.

아이돌 그룹은 데뷔하거나 보통 새 음반을 내면 여러 음악방송 무대에 두루 서면서 활동하지만, 하이브 소속 가수들은 이례적으로 문화방송 음악방송에는 출연하지 않고 있다.

2020년 6월 미니 7집 <헹가래>로 컴백한 세븐틴은 <쇼! 음악중심>에 출연하지 않았다. 하이브가 5월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를 인수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뉴이스트 등 플레디스 소속 가수들은 이 방송 무대에 서왔다.

지난 5월 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도 <쇼! 음악중심>에는 나가지 않았다. 올 상반기는 걸그룹 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걸그룹 간의 인기 경쟁이 치열했지만, 르세라핌은 유독 이 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하이브 소속 엔하이픈, 프로미스나인 등도 <쇼! 음악중심>엔 나가지 않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과거 문화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출연할 정도로 문화방송과의 관계가 돈독했지만, 현재는 관계가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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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방탄소년단 <엠카운트다운>(엠넷) 공연 영상 갈무리 ⓒMnet 엠카운트다운

거대 방송사와 대형 기획사의 갈등으로 팬들은 다양한 무대를 즐기기 어려워진 모양새다. 가수 역시 신곡이 나와도 지상파 방송 무대가 하나 줄어들어 신곡 인지도를 올리는 데 손실로 작용한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방송사마다 음악방송 색채가 다른 상황에서 방송사와 기획사의 갈등은 결국 팬들이 다양한 무대를 즐기기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며 “특히 팬들은 특정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공정한 경쟁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고 짚었다.

 

한겨레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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