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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만명이다. 전문가들은 '12배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를 '약한 독감'으로 치부해왔다.

  • 허완
  • 입력 2020.04.14 18:04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루이스 엔히크 만데타 보건장관. 만데타 장관은 코로나19를 '약한 독감'으로 일축하는 보우소나르 대통령과 충돌해왔으며, 해임 압박을 받기도 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루이스 엔히크 만데타 보건장관. 만데타 장관은 코로나19를 '약한 독감'으로 일축하는 보우소나르 대통령과 충돌해왔으며, 해임 압박을 받기도 했다. ⓒASSOCIATED PRESS

브라질 정부가 발표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통계보다 12배 많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브라질 연구자들이 지적하고 나섰다. 브라질 정부의 공식 통계상 확진자수는 2만3430명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라질 대학교와 연구기관들의 연구자들이 모인 단체 ‘보건경영지식센터’는 13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진들은 4월10일까지의 치명률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의 치명률과 비교한 결과 브라질의 치명률이 훨씬 높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들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감염자가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 중 8%만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의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나머지 92%의 환자들이 지금도 곳곳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통행자들의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상파울루, 브라질. 2020년 3월30일.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통행자들의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상파울루, 브라질. 2020년 3월30일. ⓒASSOCIATED PRESS

 

연구자들은 브라질 정부가 증상이 심한 사람들에 한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심 환자 모두를 검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또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엔히크 만데타 브라질 보건장관은 13일 브리핑에서 검사키트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방대한 영토’를 꼽았다. 

브라질 보건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13일을 기준으로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전날보다 1261명 늘어났다. 누적 확진자수는 2만343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수는 1328명이다. 

로이터는 9일을 기준으로 의심환자가 12만7000여명에 달했지만 검사건수는 6만3000여건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정부 전염병 연구소의 페르난두 보자 연구원은 앞서 가디언에 정부의 사망자수 통계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현장에서 목격하는 중환자들의 수를 언급하며 공식 통계는 ”엄청나게 축소 보고”된 숫자라고 지적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상파울루 지역에 내려진 봉쇄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상파울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령을 4월22일까지로 2주 연장했다. 상파울루, 브라질. 2020년 4월11일.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상파울루 지역에 내려진 봉쇄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상파울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령을 4월22일까지로 2주 연장했다. 상파울루, 브라질. 2020년 4월11일. ⓒNurPhoto via Getty Images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를 ‘약한 독감’에 비유하며 위험성을 일축해왔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각료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브라질의 확진자수는 지난 3주 동안 10배 가량 증가했다.

만데타 보건장관은 12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르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공공장소에 모이는 사람들을 비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주말 사이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상파울루에서 봉쇄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거리로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건넸다.

만데타 장관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통일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브라질 시민들은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보건장관의 말을 들어야 할지, 대통령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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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