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 ‘롤린’ 역주행은 예고된 일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착실하게 쌓아 올린 과거가 만들어낸 결과다. 브레이브걸스 멤버 유정이 ”사람 인생은 알 수 없다”며 음원 역주행 소감을 전했다.
8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브레이브걸스 유정을 만나다] ‘롤린‘, 4년 만의 기적.. 활짝 웃은 꼬북좌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영상에서 유정은 큰 화제가 된 ‘롤린‘에 대해 “‘우리는 분명 이렇게 잠깐 화제가 되다가 없어질 텐데’라는 생각이었는데 차트 인 한 것부터 모든 게 안 믿긴다”고 전했다.
‘변했어’라는 곡으로 야심 차게 데뷔한 유정은 “당시 저희 컨셉이 획기적이었다. 에슬레저 룩(가벼운 스포츠웨어)을 입고 태닝을 하고 눈썹도 진하게 칠했다”며 데뷔 초 생각보다 많이 주목받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멋있게 딱 나왔는데 너무 앞서간 느낌이었다”며 “그 후에 상큼한 컨셉으로 나온 ‘하이힐’까지 잘 안됐다”고 털어놨다.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라는 합성어가 나오게 된 재미난 댓글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이 아미인데, 국군장병들이 ‘우리는 리얼 아미다. 누나들 기다리세요’ 이런 얘기를 하니까 너무 든든했다”고 했다.
이어 “재밌는 댓글도 있지만, 작년에 컴백했을 때 (한 분이) ‘얘들아, 포기하지 마’라고 써주셨다. 너무 와 닿아서 캡처해서 저장해놨다”며 “‘한 명이라도 아직 우리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혼자 숙소에서 울었다”고 답했다.
‘역주행’ 하기 전과 현재 바뀐 근황을 묻자 유정은 “이걸 얘기하려면 날 새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팀원들이 어리지 않다. 제가 둘째인데 31살이다”라며 “솔직하게 말해서 멤버들끼리 ‘이제는 안 되겠다. 빨리 정리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끼리 만나서 얘기를 하자’라고 했던 게 저번 주 화요일(2월 23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근황올림픽 제작진은 “굉장히 극적인 일이다”라고 놀랐다.
“저희도 아직 ‘이게 무슨 일이냐‘고 하고 있다”며 유정은 숙소에서 짐까지 뺀 사실을 털어놨다. 브레이브걸스가 팀 활동을 영원히 마무리 지을 무렵, ‘롤린’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멤버들은 당시에도 마음이 들뜨지 않았다. 유정은 “‘기대하지 마, 상처받아. 잠깐 회자되다 말 테니 우리끼리라도 설치지 말자’고 했다. 그만큼 자존감이 굉장히 내려가 있었다”며 각자 현실적이고 평범한 미래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장 나이가 다 30대니까 이제 정말 직업을 잡아서 부모님한테도 폐 끼치지 않고 돈을 벌어서 생활해야 될 거 아니냐는 얘기를 나눴는데 5일 안에 갑자기 그냥 모든 게 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시 달려 나갈 시점에 서있는 유정은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저희가 6년 차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가 보니 이런 관심이 얼마나 값지고 감사한 것인지 더 알게 됐다. 우리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책임감도 훨씬 커졌다”며 브레이브걸스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로 “대학을 활동하느라 8년 만에 졸업했다. 저는 데뷔 후 고꾸라져봤지만 결국 원하는 것에 도달했다. 사람 인생은 알 수 없다”며 “나이 때문에 ‘내가 이걸 해도 될까?’ ‘지금 이 꿈을 시작해도 될까’라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용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실망시키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브레이브걸스가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소윤 에디터 : soyoon.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