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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보수’냐 ‘샤이 보수’냐가 6·13 지방선거 희비 가른다

보수 민심이 표류하고 있어서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한겨레

‘샤이 보수’(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숨은 보수표)냐 ‘스윙 보수’(지지 정당을 바꿔 투표하는 보수표)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민심의 향배가 여야의 선거 성적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표류하고 있는 보수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지방선거→총선(2020년)→대선(2022년)의 정치적 전망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외연 확장’에, 자유한국당은 영남과 서울 일부를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뒤 첫 주말인 2일과 3일,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각각 보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는 2일 울산·경남 집중유세에 이어 3일 부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경남지역 유세에 나선 추 대표는 “낡은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자유한국당의 공짜 정치를 끝장낼 수 있도록 해달라”며 ‘보수 기득권 심판론’을 주장했다. 여당은 보수 유권자지만 문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해줄 합리적 보수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른바 ‘스윙 보수’를 잡아, 영호남 지역주의를 넘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3일 오후 서울 신도림역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합동유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왼쪽부터), 추미애 대표, 박원순 서울 시장 후보,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후보가 참석해 함께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신도림역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합동유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왼쪽부터), 추미애 대표, 박원순 서울 시장 후보,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후보가 참석해 함께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겨레
6.13 지방선거 집중유세 지원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 네거리에서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집중유세 지원에 나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일 오후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방신시장 네거리에서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한겨레

자유한국당은 지지세 확장보다는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보수의 아성인 경북 지역과 서울 서초·강남 일대에서 안보 공세와 세금 폭탄 등을 내걸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홍 대표는 2일 서울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김정은에게 목숨을 걸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아마 부동산 보유세 폭탄이 곧 떨어질 것”이라며 안보와 세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전통적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았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통상 50%대인 지방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투표에 적극적인 고연령·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조직 기반이 탄탄한 보수야당에 유리하다고 평가돼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전국적으로 열세를 보이자, 자유한국당은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홍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사전투표하고 투표날은 주위 친지들에게 모두 투표하시도록 권유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사전투표(8~9일)에서 보수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지방선거 하루 전날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변수와 관계없이 보수층이 투표장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둘째)가 3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며 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선거대책위 원장, 유승민 공동대표, 안 후보, 박주선 공동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 둘째)가 3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며 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왼쪽부터 손학규 선거대책위 원장, 유승민 공동대표, 안 후보, 박주선 공동대표. ⓒ한겨레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북-미 회담 등 한반도 평화 의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 등으로 변화한 정치 지형”(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 막판에 유권자의 균형감각 때문에 야당의 지지율이 기계적으로 오르는 건 있다”면서도 “숨은 표가 전면화되려면 정부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요소가 안 보인다”고 짚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전문위원도 “지지 선호가 강할수록 투표 동기가 강한데 자기 입장을 얘기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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