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7월 20일 16시 50분 KST

"세상 등진 이들 80세 이상, 기대 수명 보다 높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방역 주저한 이유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보좌관이 BBC에 폭로했다.

지난해 가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80살 이상”이라며, 방역 강화를 주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1/DANIEL LEAL-OLIVAS via AFP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월 1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일부터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등 모든 규제를 해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문제 갈등 등으로 사임한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보좌관은 19일 ‘비비시(BBC)’와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존슨 총리의 소극적 태도를 폭로했다.

커밍스는 ”존슨 총리가 코로나19가 경제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가게 하는 것’을 원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해 경제가 침체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감염병을 확산시키는 것을 선호했다는 주장이다.

뉴스1/Toby Melville via 로이터
도미니크 커밍스(49) 전 영국 총리 수석보좌관 

커밍스는 코로나19 발생이 급증하던 지난해 10월 15일 존슨 총리가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코로나19 치명률에 대한 일부 데이터에 약간 놀랐다”면서도 그것으로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중간 나이는 남자의 경우 81~82살, 여자는 85살”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는 기대 수명보다도 높다”며 ”그러니, 코로나19에 걸려도 더 오래 산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또 “60살 이하는 거의 병원으로 가지 않고 …그들 중 모두가 생존한다”고도 말했다.

존슨 총리는 또 ”더이상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과잉인력이 되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코로나19로 영국의 건강보험제도인 국민보건서비스가 확대되는 일을 없을 거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에는 80살 이상이 최대 300만명”이라며 ”이는 우리가 전국적인 봉쇄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스1/DANIEL LEAL-OLIVAS via AFP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월 1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일부터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등 모든 규제를 해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존슨 총리의 이런 발언은 그 이틀 전인 10월 13일 코로나19로 인해 삶을 마감한 이들이 하루에 100명 이상으로 늘어나, 케어 스태머 노동당 대표가 2~3주간의 긴급 봉쇄령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존슨 총리는 방역 강화에 주저했으나, 결국 10월 31일 4주간의 봉쇄령을 발표했다. 당시 존슨 총리는 ”엄격한 조처”가 없다면 ”하루에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며 국민보건서비스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커밍스는 정부 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밸런스와 잉글랜드의 수석의료관인 크리스 위티 교수 등이 9월 중순부터 더 엄격한 제한 조처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커밍스의 이런 폭로에 대해 총리실은 총리가 ”최고의 과학적 자문에 따라서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필요한 조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정부가 ”세 차례의 전국적 봉쇄를 통해 국민보건서비스가 붕괴되는 것을” 막았다고도 덧붙였다.

영국은 지난 19일부터 잉글랜드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제한 및 봉쇄 조처를 해제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은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68.3%에 달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자의 사망률이 낮고 증세 역시 가볍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인정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조처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하루 5만명으로 급증했고, 봉쇄 해제로 하루 2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겨레/허프포스트코리아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