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9월 25일 15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9월 25일 15시 37분 KST

코로나19 재확산 이유가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여서 그렇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발언에 이탈리아가 발끈한 사연

영국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봉쇄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ASSOCIATED PRESS
(자료사진) 보리스 존스 영국 총리. 코로나19가 재유행하자 영국 정부는 밤 10시 이후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을 금지하는 봉쇄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탈리아와 독일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논란은 지난 22일, 의회에 출석한 존슨 총리가 하원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면서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

존슨 총리는 ‘이탈리아나 독일은 추가적인 봉쇄조치를 시행하지 않고도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는데, 영국은 왜 다시 봉쇄조치를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자 이날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 전역을 대상으로 집합 금지와 영업금지 규제를 다시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야당은 정부가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지침에 대해 시민들에게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주지 않아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프로그램이 여전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줄곧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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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봉쇄조치가 '크리스마스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시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사진은 맨체스터 도심에 방역지침 준수를 호소하는 광고가 걸린 모습. 2020년 9월22일.

 

이같은 비판에 반박을 시도하던 존슨 총리는 이탈리아나 독일과 영국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것. 전체주의 정권을 거친 경험이 있는 두 나라를 폄훼하는 듯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다.

″지난 300년 동안의 이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표현의 자유에서부터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민주주의의) 진보가 바로 이 나라에서 시작됐다.” 존슨 총리가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인들에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지침을 일제히 준수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이탈리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존슨 총리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우리 이탈리아인들도 자유를 사랑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의) 심각성에도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애초 비공개였지만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영국에서는 24일 6634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돼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4만1902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던 이탈리아를 이미 지난 5월에 추월했고,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한편 최근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난 사람들 중에 자가격리를 실천한 사람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 사실을 통보받은 사람들 중 자가격리를 실천한 영국인의 비율은 고작 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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