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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더 엄마가 "모유수유와 보디빌딩은 동시에 하기 힘들다"란 의사의 말에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

대회를 위해 몸을 태닝할 때도, 화학물질이 아기에게 닿지 않도록 특별히 더 신경썼다.

보디빌딩 대회 중에도 모유수유 중인 저자 조던 머서
보디빌딩 대회 중에도 모유수유 중인 저자 조던 머서 ⓒCOURTESY OF JORDAN MUSSER

갑작스러운 임신소식 후 운동을 계속하면서도 모유수유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10년 넘게 피트니스 산업에 종사하고 보디빌더의 몸을 만들기 위해 혹독하게 운동했다. 근육을 키우고 지방을 태우기 위해 많은 양의 땀을 흘리는 일은 지치고 시간이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든다. 몸은 아프고 쉬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결과물은 너무 만족스럽고 난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 근육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커진다.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까다로운 식단 조절과 엄격한 관리하에 많은 시간 운동을 하는 건 당연하다. 하루에 3시간 이상씩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하고 매일 닭고기와 오이만 먹은 날이 수두룩하다. 모임을 가도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를 외면하고 지겨운 닭가슴살을 뜯어야 했다. 

어느 날, 다른 때와 다름없이 대회 준비를 하며 열심히 운동하다가 임신했다는 걸 알았다. 당연하게도 임신과 전문 보디빌딩은 함께 병행하기 어렵다. 아기를 위해 전문적인 운동은 한동안 그만둬야 했다. 임신 중에도 근력운동은 계속했다. 운동기구를 들고 팔운동을 하는 동안 아기는 뱃속에서 계속 움직였다. 배가 점점 불러오는 와중에도 최대한 근육을 유지하고 싶었다. 집에서 출산했는데 그 과정은 정말 끔찍했다. 다행히 난 운동을 꾸준히 한 덕분에 그 과정을 견딜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리고 엄마가 되는 일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출산 후 임신으로 불어난 체중은 빠르게 빠지기 시작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할 생각에 들떴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난 운동을 계속하면서도 모유수유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극한의 운동과 모유수유는 병행하기 불가능에 가깝다. 

 

저자 출산 전후 변화
저자 출산 전후 변화 ⓒCOURTESY OF JORDAN MUSSER

운동을 욕심내서 하다가 모유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고민했다

많은 여성이 체지방이 줄어들수록 모유 공급량이 줄어든다. 나는 체지방을 다 없애버릴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엄격한 칼로리 조절뿐만 아니라 무거운 바벨을 들고 근육을 키우고 몇 시간씩 운동할 계획이었다. 일정한 체지방률을 유지하지 않고 모유수유를 계속하는 건 모험이었지만 꼭 둘 다 성공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모유수유하는 보디빌더라고 나를 소개했다. 출산 후 첫 보디빌딩 대회에 나간 날, 다른 참가자들에게 아직 모유수유 중이라고 말하자 그들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바뀌고 믿기 힘들어했다.  

내가 모유수유를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3가지 반응을 보였다. ”멋있는 엄마다!”라고 응원하거나, ”모유수유를 한다고?!”라며 애초에 모유수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정말 가능해? 건강에 괜찮아?”라며 건강을 좀 더 걱정하며 놀라워하는 사람이 있었다.  

모유수유 중 닭고기와 시금치만 한동안 먹으며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 전달이 가능한가 고민됐다. 내 욕심으로 아이의 건강에 피해가 가는 게 아닐까? 운동을 욕심내서 하다가 모유가 더이상 나오지 않으면 난 나쁜 엄마일까? 정말 사람들 말처럼 운동을 하면서 계속 모유수유를 하는 건 불가능할까? 끝없는 질문이 이어졌다.

저자와 그의 딸
저자와 그의 딸 ⓒCOURTESY OF JORDAN MUSSER

대부분의 의사들은 모유수유와 보디빌딩을 병행하는 데 반대한다. 애초에 의료 전문가들은 보디빌딩이 건강에 나쁘다고 말한다. 결국 트로피를 받기 위해 극한의 상태로 몸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몸을 만들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으로 노력하지만 그래도 몸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체지방마저 없애는 일이다. 몸에 좋은 게 아니란 걸 인정한다. 보디빌딩을 하다 보면 때로는 필수 비타민 등의 영양소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내가 먹는 게 곧 아이가 섭취하는 영양이 될 거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엄격하게 식단을 제한했지만, 아이를 위해 좀 더 영양에 신경 써야 했다. 코치와 상담하며 몸을 유지하면서도 고지방, 고단백,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을 섭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닭고기, 칠면조,  계란, 유제품, 고구마, 다량의 녹색 채소, 야채 스무디, 단백질 셰이크 등을 골고루 먹으려 노력했다. 평소 복용하던 다른 보조제도 모두 끊었다. 당연히 약물 및 보디빌더들이 대회 전 흔히 사용하는 체중 감량 목적의 이뇨제도 전혀 복용하지 않았다. 모유수유 중 이뇨제를 먹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대회를 위해 몸을 태닝할 때도, 화학물질이 아기에게 닿지 않도록 특별히 더 신경썼다.  

저자와 그의 딸
저자와 그의 딸 ⓒCOURTESY OF JORDAN MUSSER

아이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소중하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운동과 육아를 병행했다. 때로는 이 두 가지를 다 하는 게 욕심은 아닐까 고민했지만 결론을 내렸다. 첫째, 엄마로서 난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그리고 둘째, 엄마인 나도 중요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나의 욕구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더 내 몸 관리에 신경 쓰고 보디빌더로서 더 내 몸에 투자할 거다. 

너무 많은 엄마들이 모성애를 강조하며 일을 그만두고 취미생활도 못 하는 걸 봤다. 자식만을 위해 희생하는 게 존경스럽긴 하지만 난 육아를 하면서도 내 일을 지키고 싶다. 그래야 후회 없이 아이에게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내게 운동은 삶이다. 운동을 못한다면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나는 매일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집안일을 하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도 계속 운동을 하며 보디빌더로서 꿈을 이루어 나갈 거다. 

여자의 몸은 정말 놀랍다.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며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하면서도 모유수유를 계속했다. 걱정과 달리 모유의 양도 줄지 않았고 아이에게 충분한 양을 먹일 수 있었다. 또 아이도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은 듯 건강했다. 나는 이 일을 다 해내며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성공적인 육아와 운동은 내 인생의 목표이며 둘 다 내가 사랑하는 일이다. 

 

*저자 조던 머서는 피트니스 선수이며 헬스 트레이너이다. 미국 공군에서 6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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