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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2일 17시 3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22일 17시 33분 KST

성폭행 기사의 댓글을 볼 때마다 심장이 조여온다

왜 가해자가 저지른 일을 그의 가족 중 '여성'이 당해야 하는가?

huffpost

조민기와 이윤택에 대한 기사를 보고 댓글을 볼 때마다 심장이 조여온다.

″느그들 딸도 그렇게 당하길 빈다.”
″지 딸도 성추행 성폭행 당해봐야 남의 딸 귀한걸 알지.”

사실 이러한 말은 비단 딸을 둔 유명인 뿐 아니라 중년 즈음 되는 남성이 강력 범죄자로 밝혀질 때면 늘 볼 수 있는 말들이다.

딸 뿐만 아니라 아내, 여동생, 어머니, 누나 등 관계만 다를 뿐 가해자의 가족 중 성별이 여자인 사람이 똑같은 일을 당해 가해자가 지은 죗값을 치뤄야 한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왜?

도대체 왜 가해자가 저지른 일을 그의 가족 중 ‘여성’이 당해야 하는걸까?  

Cineberg via Getty Images

양심의 가책과 괴로움에 몸부림쳐야 한다는 마음을 왜 여성 가족에게 범하는 범죄로써 응징하려는 것일까?

왜 그 가족들 중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폭행을 당해서 아빠의, 오빠의 , 남동생의 죄를 알려주는 도구로써 쓰여져야 하는가. 왜 그것이 당연하고 가장 명백한 단죄의 길인양 많은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내려야 하는가.

만약 당신이 이러한 말에 동조하거나, 가해자가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단언컨대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로 더럽고 추잡한 ‘성폭력’에 분노하는 것이고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에게 연대하고 싶고 그들의 힘이 되어주고 싶다면, 적어도 또 다른 성폭력을 종용하고 정당화하는 말을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진정으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당신은 성폭력에 분노한 것이 아니다. 그저 지금 치솟는 분노를 쌍욕으로 풀어내며 또 다른 약자를 공격하고 싶을 뿐이다. 자신이 분노한 상태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이 글은 오래 된 기억이나 아픈 상처,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꺼내며 목소리를 낸 미투 운동 참여자들에게 연대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지우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분노의 화살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자는 얘기다. 세상에 성폭력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와 가까운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그래도 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