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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흑인 2명을 경찰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매장 손님들의 항의도 소용이 없었다

필라델피아 경찰이 스타벅스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흑인 손님 두 명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필라델피아 경찰청장의 입장은 경찰에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것이다. 

작가 멜리사 드피노도 사건이 벌어진 날 문제의 스타벅스 매장에 있었다. 그녀가 포착한 동영상엔 갑자기 나타난 경찰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흑인 손님 둘을 체포하는 모습과 이에 항의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드피노는 트위터 동영상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이 출동한 이유는 두 사람이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들은 경찰에게 친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이 그들을 바깥으로 연행하는 순간, 친구가 정말로 나타났다. 다른 백인 손님들은 아마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을 거다. 똑같은 행동을 하는 우린 왜 체포하지 않을까?”

드피노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목요일 오후 4:30경에 일어났다.

동영상엔 조끼를 입은 남성과 경찰이 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경찰이 체포한 두 흑인의 변호인인 로렌 위머는 바로 그 남성이 흑인 친구들을 만나러 스타벅스에 늦게 도착한 앤드루 야프라고 버즈피드에 설명했다. 

야프는 묻는다. ”경찰이 왜 출동했죠? 날 기다리는 흑인 친구 두 명 때문이에요?”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저 사람들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내가 모든 걸 다 봤어요.”

위머에 의하면 스타벅스의 백인 매니저가 흑인 손님들에게 뭘 주문하지 않을 거라면 나가라고 말했다. 손님들은 그녀에게 친구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경찰을 불렀다.

필리보이스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엔 경찰의 목소리도 들린다. 경찰은 야프에게 말한다. 흑인 손님 둘을 ‘무단침입’ 죄로 체포하는 것이라고. 야프는 경찰에게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필라델피아 경찰청은 이 사건에 대한 허프포스트의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경찰청장 리처드 로스는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을 통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겐 ”아무 잘못도 없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로부터 ”무단침입”과 ”난동”을 벌이는 손님이 있다는 119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스타벅스 직원들의 이야기는 이렇다. 매장에 들어온 흑인 손님들은 화장실을 사용해도 되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스타벅스 직원은 두 사람에게 제품을 구매한 손님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한 뒤, 매장에서 나가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에 수긍하지 않았다. 스타벅스 직원은 그들이 경찰을 부르려면 부르라고 말하며 매장에서 나갈 생각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로스 경찰청장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흑인 손님들에게 매장을 비우라고 ”친절하게” 요청했다. 그런데 두 손님은 경찰에게 무례하게 굴었고, 그 요구에 수긍하지 않았다. 경찰청장은 그런 상황에서 흑인 손님들을 체포한 경찰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고 했다.

경찰청장의 설명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원칙대로 행동했다. 그 상황에 맞게 할 일을 다 한 거다. 전문가처럼 말이다.”

그는 ”나도 흑인이다. 따라서 흑인에 대한 암시적인 편견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모든 경찰이 ”암시적인 편견에 대한 훈련”을 받는다며 경찰을 두둔했다.

스타벅스 본사는 허프포스트의 질문에 응답하는 대신 트위터에 공유한 아래 성명을 참고하라고 말했다.

″이번 일로 경찰에 체포된 손님 두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회사는 이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깁니다. 직원들이 이런 상황에 더 잘 대처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스타벅스는 회사 운영방침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회사 운영방침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를 시작했습니다”라며 필라델피아 커뮤니티 리더들과 경찰을 비롯해 ”사건에 연루된 손님 둘을 직접 만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존슨은 또 ”매장 매니저는 손님들이 체포되기를 바란 게 아닙니다. 문제가 이렇게 불거지지 않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시장 짐 케니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라며 “2018년 현재의 인종차별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케니는 스타벅스의 사과문 만으론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스 경찰청장에게 경찰의 대응방침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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