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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동절 폭동 참가자 대다수는 20대였다

파리 13구에 화염이 치솟았다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5월1일(현지 시각) 노동절을 맞은 파리 13구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다. 검은 두건과 마스크를 한 젊은이 1200여명이 경찰에 맞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망치나 쇠파이프로 길거리 상점을 때려부수고 물건을 약탈하는가 하면, 각종 차량과 버스정류장 광고판, 맥도날드 점포 등에 불을 질렀다. 상점 31곳과 차량 16대가 피해를 입었다. 

프랑스 매체 더로컬에 따르면, 이날 `메이데이 폭동‘을 주도한 건 `블랙 블록’((Black Blocs)이라는 집단이다. 프랑스 경찰이 극단적인 좌파로 분류하는 세력이다. 스스로를 반자본주의자, 반세계화론자, 무정부주의자, 반파시스트로 부른다. 블랙 블록은 1980년대 독일에서 처음 조직화한 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대부분 유럽 국가들로 확산됐다. 대개 젊은층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 유럽 여러 나라 가운데 유독 프랑스에서 블랙 블록이 노동절 폭력시위에 나선 것을 두고는 마크롱 대통령의 우파 개혁에 대한 프랑스 청년층의 강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이날 집회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주도로 3만여명이 참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였다. 그러나 블랙 블록이 전면에 나서면서 과격 폭동으로 번졌다. 놀란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선 끝에 폭력시위 가담자 109명을 체포했다. 칼과 인화물질 등의 소지품도 다수 찾아냈다.

검거된 시위대의 60%는 18~28살 사이 젊은층이었다. 또 여성이 3분의 1을 차지했다. 더로컬은 자신을 19살 학생이라고 밝힌 한 시위 참가자가 ”우리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경찰의 야만적인 탄압에 지쳤다”고 AFP에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폭동 수준의 이번 시위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소셜 미디어 익명 계정을 통해 `68혁명 50주년을 기념하며 5월1일 혁명에 참여하자’는 선전문구를 돌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시위가 마크롱 대통령의 우파 개혁에 반대하는 젊은층의 불만에 불을 붙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준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롱은 노동개혁 뿐 아니라 68혁명 이후 자리잡은 평등주의를 깨고 프랑스 대학에 경쟁 원칙을 도입하는 교육개혁 또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대입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만 통과하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마크롱은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에 대한 프랑스 젊은층의 불만이 커져가는 가운데, 블랙 블록이 폭력 시위를 통해 이의 분출을 촉진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폭력 시위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크지 않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극우부터 극좌까지 거의 모든 정치인이 폭력 시위를 규탄했다. 프랑스 정부도 강력 대처를 공언했다. 하지만 문제는 젊은층 저변에 마크롱 개혁에 대한 불만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더로컬은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을 훌리건이라고 부르며 엄정대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해결책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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