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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허백영 대표 ‘팝체인’ 해명…의혹 해소 어림없다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Kim Hong-Ji / Reuters

빗썸 허백영 대표가 18일 전자신문 인터뷰를 통해 팝체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허 대표의 해명에도 많은 문제가 있어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라이빗 세일에 대한 오해?

허 대표는 팝체인의 토큰을 단 2명(정확히는 2개의 지갑)이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ICO는 크게 일반인 대상 퍼블릭과 기관투자자 등을 상대로 하는 프라이빗 시장이 존재한다. 상당수 투자자는 이 사실을 모를 때가 있다. 코인 독점 의혹이라고 하지만 이는 고객 보호를 위한 장치였다. 프라이빗 ICO시장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구조가 일반적이다. 생각을 해보자. 한 코인에 대해 프라이빗 ICO를 진행했다. 해당 토큰은 정해진 사람에게 미리 판매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일부 기관이나 투자자가 나쁜 마음을 먹고 웃돈을 얹저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일이 벌어진다. 실제 해외에서도 종종 이런 폐해가 있었다. 기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상장이 결정될 때까지 재단에서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가 실제 상장이 되면 업체가 코인을 배분한다. 일종의 안전장치다.”

 

팝체인은 빗썸이 상장계획을 발표한 이튿날인 16일까지도 2개의 지갑에 총 발행량의 91.77%가 들어있었다. 허 대표는 이미 프라이빗 세일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나눠줄 물량을 일반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단이 보유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빗썸과 팝체인 재단이 프라이빗 세일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일한 정보는 총 발행량의 30%가 프라이빗 세일 참여자들 몫이라는 것 뿐이다. 언제, 누가, 몇 명이 프라이빗 세일에 참여해 총 얼마의 금액을 투자했는지 지금까지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다.

정보가 제한된 일반 투자자들은 얼마나 전문성 있고 신뢰할 만한 VC나 투자자가 프라이빗 세일에 참여했는지를 보고 해당 프로젝트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 판단한다. 프라이빗 세일을 통한 자본 유치 규모를 보고 해당 프로젝트가 재정적으로 탄탄한지, 프라이빗 세일 참여자들이 토큰 1개당 얼마를 주고 샀는지 등을 알아야 해당 토큰의 가치를 어림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여러 프로젝트의 프리세일과 퍼블릭 세일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투자자는 “프라이빗 세일과 프리세일을 통해 얼마만큼의 자본이 조달됐는지를 아예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이번에 처음 본다”고 말했다.

빗썸 쪽은 “팝체인의 프라이빗 세일에 대해서는 우리도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소스코드 베끼기’는 메인넷 단계서 볼 문제?

빗썸이 상장계획을 발표한 시점에 팝체인이 깃허브에 공개한 소스코드는 모네로와 UlordChain의 소스코드를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게다가 동일한 개발자들이 UlordChain, 팝체인, 빗썸의 싱가포르 자회사 비버스터가 진행한 빗썸코인(BTHB)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연 제대로 된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의문은 물론 빗썸이 자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코인을 상장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소스코드 베끼기에 대해서도 허백영 대표는 ‘ICO 과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자신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스코드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기 앞서 ICO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ICO는 말 그대로 투자유치가 목적이다. 한 기업이 신규 비즈니스를 하는데 부족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코인이 독자 소스코드를 만드는 건 극히 드물다. 가령 이더리움 계열 코인의 소스코드를 활용해 ICO를 진행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 많은 투자자가 팟체인 소스코드 모방 문제를 제기했다. 소스 코드 차용이 해킹이나 기업의 기술 취약, 코드 오류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하지만 상당수 리버스 ICO는 이더리움 등 종전 암호화폐 소스코드를 차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금을 받은 이후 소위 메인넷을 통해 자체 코인을 만든다. 소스코드 논쟁은 바로 메인넷 시점에서 시작돼야 한다. 유사하다는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허 대표의 해명은 ICO를 위한 소스코드와 실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넷 소스코드에 대한 이야기를 뒤섞어 의혹을 회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수의 ICO가 이더리움이 다른 프로젝트들의 토큰 발행(ICO)를 위해 만든 ERC20이라는 표준으로 이뤄진다. 팝체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까 “가령 이더리움 계열 코인의 소스코드를 활용해 ICO를 진행한다”는 허 대표의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팝체인이 깃허브에 공개한 소스코드는 메인넷 소스코드다. 팝체인이라는 프로젝트의 핵심인 메인넷 소스코드가 기존의 다른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베꼈다는 지적에 대해 허 대표는 엉뚱하게 ERC20과 같은 ICO를 위한 토큰넷에 대한 설명을 내놓은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오픈소스인 만큼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준수하기만 한다면 기존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가져다 쓸 수 있기는 하다. 그렇게 해명했다면 이해를 할 만 하다. 하지만 허 대표의 해명은 일반인들이 토큰넷과 메인넷의 차이를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핵심 지적을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소되지 않는 유착 의혹

허 대표는 빗썸코인에 참여한 개발자들이 팝체인 개발에도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유착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와 언론에서 팝체인 개발자가 빗썸 직원, 혹은 관계자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표이사 직을 걸고 이는 사실 무근이다. 또 일각에서는 시세차익을 노린 양사간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팝체인과 빗썸의 이해관계는 없다. 직원 유착도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암호화폐 투자자는 “이번 의혹에서 가장 핵심이 팝체인과 빗썸코인 개발자가 겹치는 문제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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