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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의 그래미 본상 4관왕 기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올해 그래미 어워즈 제너럴 필드를 독식했다.

가수 빌리 아일리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힙한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넘어 자신의 실력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빌리 아일리시
빌리 아일리시 ⓒFREDERIC J. BROWN via Getty Images

빌리 아일리시는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2회 그래미어워즈에서 제너럴 필드 상을 휩쓸었다. 제너럴 필드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본상에 해당하는 부문으로, 신인상,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반, 올해의 레코드까지 4개 상을 의미한다.

아일리시는 이날 본상 4개 외에도 팝 보컬 앨범상을 받으며 5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아일리시는 하루에 제너럴 필드 4개 상을 차지한 역대 두 번째 가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가장 먼저 이 기록을 세운 건 1981년 ‘Sailing’ 앨범으로 본상 4관왕에 오른 미국 싱어송라이터 크리스토퍼 크로스다. 

아델 역시 네 개 부문의 상을 모두 받기는 했으나 이는 3회(2009년, 2012년, 2017년 그래미 어워즈)에 걸쳐 달성한 기록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제너럴 필드를 휩쓴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2001년생인 그는 불과 한 달 전 18살이 됐다. 

빌리 아일리시
빌리 아일리시 ⓒEmma McIntyre via Getty Images

그는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애플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등에서 상을 휩쓸었고, 같은 해 8월에는 19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킨 릴 나스 엑스를 꺾고 빌보드 핫 100 정상에 올랐다. 

또 지난 14일에는 폴 매카트니, 아델, 마돈나, 샘 스미스 등을 뒤이어 007 영화의 주제곡을 부를 가수로 선정됐다. 아일리시는 1981년 22세의 나이로 주제곡을 부른 쉬나 이스턴을 제치고 007 주제곡을 부른 최연소 가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빌리 아일리시가 취미로 노래하는 10대 청소년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는 데까지는 단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시작은 아일리시의 친오빠 피니어스가 작사, 작곡하고 빌리 아일리시가 부른 ‘Ocean Eye’였다. 아일리시는 당시 13살에 불과했으며 녹음도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그의 방에서 진행됐다. 

2015년 11월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최초 공개된 이 곡은 천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2016년에는 정식 음원으로 발매됐다. 아일리시는 이후 ‘Copycat’, ‘Idontwannabeyouanymore’, ‘When the Party’s Over’ 등을 차례로 발매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또 그는 가수 칼리드와 함께 부른 ‘Lovely’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 2 주제곡으로 삽입되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빌리 아일리시가 음악계에 갓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17년,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는 25만 명에 불과했다. 2020년 1월 현재 그의 팔로워 수는 5,100만 명에 육박한다. 

지금은 노래만 내면 차트 정상을 찍는 가수로 인정받지만, 그의 성장 과정에 역경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아일리시는 어린 시절부터 우울증을 겪어왔으며 자살 충동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가사에서도 ”나는 나를 끝내고 싶어”(I wanna end me), ”미안해, 벗어날 방법은 ‘아래로 가는 것’ 뿐이야”(Sorry, there’s no way out but down)” 등 우울감을 토로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CBS ‘게일 킹 그래미 스페셜’에 출연해 ”지난해(2018년) 나는 정말 불행했다. 나는 내가 17살까지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라며 우울증을 겪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이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팬들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아일리시는 ”팬들 어깨를 붙잡고 ‘제발 너 자신을 돌보고 아껴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당신을 더 다치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라’고 말하곤 한다”라며 자신 역시 가족들의 응원과 심리 상담 덕에 벼랑 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빌리 아일리시는 현재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의 뒤를 이을 두 번째 정규 앨범을 제작하고 있다. 정규 2집이 2020년 중 발매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팬들은 올해 전 세계 곳곳에서 아일리시를 직접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일리시는 현재 정규 1집 월드 투어를 돌고 있으며 오는 8월에는 한국에서도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아직도 빌리 아일리시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외워두는 게 좋겠다. 그는 앞으로도 친오빠 피니어스와 함께 음악적 역량을 입증해나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를 때쯤이면 그는 ‘제2의 누군가‘가 아닌 ‘빌리 아일리시’라는 이름만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이르러있을 것이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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