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민주당과 바이든이 '미국 대선 핵심 이슈' 중국 정책을 놓고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바이든의 중국 정책은 트럼프와 어떻게 다를까?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이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8월20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이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8월20일. ⓒASSOCIATED PRESS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중국에 대한 호전적인 의견을 피력해 몇몇 비둘기파 외교정책 인사들과 진보주의자들을 여러 차례 놀라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인들에게 패배해 나가떨어졌다”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약속한 지난 4월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그와 같은 메시지들은 미국 내에서 매파적인 의견과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공조라던지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바이든의 다른 정책들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바이든이 얻을 수 있는 분명한 정치적 이점도 존재한다. 우선 첫 번째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바이든을 ”베이징 바이든”으로 부르며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중국에서 사업을 벌였던 사실을 부각하고 있는 것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퓨리서치가 6월과 7월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의견은 점점 더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당원들은 미국과 중국의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우려하고 있으며, 위구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만행 같은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치켜세웠던 전력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무역합의의 성과라며 트럼프가 자랑을 늘어놓았음에도 중국이 ‘더 많은 미국 제품을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트럼프가 외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사카, 일본. 2019년 6월29일.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사카, 일본. 2019년 6월29일. ⓒXinhua News Agency via Getty Images

 

중국에 대한 바이든의 태도는 이같은 정치적 압박에서 기인한다. 지난 5월, 그는 훨씬 덜 호전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중국 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지지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면서 중국인들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는 일은 피한 것이다. 지난주 전당대회 마지막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중국은 딱 한 번 등장했다. 

″우리는 이 나라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보호장구들을 만들 것입니다. 바로 여기, 미국에서 만들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손을 벌려야 하는 일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민주당의 2020 공약에는 대체로 적대적인 표현으로 중국이 스물 두차례나 언급된다. 2016년 대선 때는 일곱 차례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민주당의 공약에는 전문가들이 ‘바닥으로의 경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노선을 채택했음을 시사하는 어조가 담겨있다.

바이든의 외교정책 측근들 또한 더욱 매파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미셸 플러노이는 최근 기고문에서 충돌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 군과 파트너들은 예를 들자면 72시간 내에 중국 해군 전체를 무력화할 수 있을 군사역량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이 약해졌다고 보고 점점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게 플러노이의 주장이다.

바이든의 국가안보 고문 제이크 설리번도 중국 근방 해상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연습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인 진보성향의 매르시 위노그라드는 ”(플러노이의) 조언을 거부하라고 바이든 정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플러노이와 설리반을 비롯해 바이든의 외교정책 자문들을 비판하는 대의원 수백명의 공동서한 작성을 주도했던 위노그라드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입장을 바꿔서) 중국이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군사연습을 하면 어떻겠나? 우리는 그걸 위협으로 받아들일 거다.”

바이든은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예멘 군사 개입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등의 정책으로 당내 여론을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위노그라드는 그 문제에 대한 바이든의 약속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정책은 당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

(자료사진) 바이든 정부의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2009-2012년)을 지냈다.
(자료사진) 바이든 정부의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2009-2012년)을 지냈다. ⓒASSOCIATED PRESS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동안 공화당 당원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왔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 전쟁의 설계자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공화당)이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과 바이든의 친분이 강조됐다는 점 또한 바이든이 과거의 정책적 실책으로 이어졌던 사고방식을 그다지 염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 출신 당국자들을 비롯한 공화당 외교정책 인사들은 바이든의 중국 정책에 입김을 넣을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

전당대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민주당의 외교안보 유력 인사인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중국 문제에 대한 당의 합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바이든이 취임하면 사려 깊은 전략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바이든을 통해 ”어떻게 중국 같은 나라와 싸우면서도 동시에 협력할 것인지 잘 아는 인물을 백악관에 앉히게 된다”고 말했다. 머피 상원의원은 바이든 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중국과의) 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바이든보다 더 잘 준비된 인물을 (대선후보로) 지명할 수도 있었을 텐데라고 말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의 대선후보 경선 선거캠프에 있었던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민주당이 ”새로운 냉전을 일으키려는 트럼프와는 다른” 형태의 ”투트랙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대립적인 접근법을 취할 수도 있다는 진보 진영의 우려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바이든이 그럴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는 전 세계의 분열을 조정하려 할 것이고, 협력에 더 큰 초점을 맞추는 미국식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려 할 거다.”

머피 상원의원도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국가안보의 당”이라고 덧붙였다.

그와 같은 정책적 정체성이 반드시 호전적일 필요는 없다. 일례로 머피 상원의원은 중국과 다퉈야 하는 분야 중 하나를 언급하면서 미국이 중국보다 더 빠르게 혁신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바이든에게 자문을 하고 있는 일라이 라트너 신미국안보센터(CNAS) 부센터장이나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같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내에서 먼저 경쟁력을 키우고, 중국을 단순히 겁박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사려 깊은 분석보다는 중국에 대한 여론의 인식이나 민주당도 가세한 정치적 분위기가 결국에는 중요한 정책 결정을 좌우하게 될 수 있다. 

″(미국이 개입한) 이 전쟁들과 외국에 대한 개입주의를 끝내는 것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오늘 밤에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카나 하원의원이 전당대회 마지막 날을 앞두고 한 말이다.

그런 논의는 없었다.

 

* 허프포스트US의 Democrats Are Walking A Fine Line On The Election’s Main Foreign Policy Issue: Chin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국제 #중국 #2020 미국 대선 #조 바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