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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봐, 이런 달력 처음이지?…조선시대 바이애슬론의 향연

물론 작가의 상상이다.

  • 김원철
  • 입력 2018.02.06 14:15
  • 수정 2018.02.06 14:16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1월분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1월분 ⓒbiathlonart.com

러시아의 바이애슬론 전문 사진가가 평창올림픽을 기념하는 독특한 바이애슬론 달력을 펴냈다.

달력의 배경 그림은 모두 수묵화다.

스키를 타고 산악지대를 누비거나 혹한 속에서 적에게 총을 겨누는 그림 속 주인공은 조선시대 인물 느낌이다. 남자들은 관군이거나 의병인 것 같고, 여자들은 여염집 규수이지만 강인한 면모를 풍기는 것이 마치 ‘박씨전‘의 주인공 ‘박씨부인’을 보는 것 같다. 그 시절 스키는 물론 현대적인 총기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작가는 달력 위에서 상상력을 무한 발휘했다.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7월분.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7월분. ⓒbiathlonart.com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12월분.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의 12월분. ⓒbiathlonart.com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을 제작한 러시아의 사진작가 예브게니 두마쇼프
평창올림픽 기념 바이애슬론 달력을 제작한 러시아의 사진작가 예브게니 두마쇼프

이 달력은 예브게니 두마쇼프라는 러시아 사진작가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두마쇼프는 16년 간 바이애슬론 사진을 찍은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의 공식 사진작가다. 2015년부터 특별한 바이애슬론 달력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번이 4번째 작품이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기념한 한국적 달력의 제작을 구상하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교류하던 우크라이나의 동양화가 루슬란 오미야넨코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오미야넨코가 두마쇼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매우 특별한 바이애슬론 달력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12장 달력 위에 삽입된 문구는 2015년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예카테리나 율로바(러시아)의 작품이다. 율로바는 바이애슬론의 정신을 상징하면서도 그림 분위기에 꼭 맞는 문구를 시처럼 적어냈다.

총을 멘 사내가 설산 아래를 응시한 그림에 “눈빛은 어떤 무기보다 강하다”, 검은 실루엣만 비치는 여성 총잡이 그림에 “나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는 없다. 전술계산 그리고 냉정함뿐이다”라는 글을 얹는 식이다.

평창올림픽 특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달력에는 올림픽 바이애슬론 경기 일정표가 부록으로 첨부됐다. 달력은 1부당 24유로(약 3만2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두마쇼프는 ‘한겨레’와 한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사진작가로서 바이애슬론이라는 운동에서 매우 독특함을 발견했고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맞아 이와 관련된 달력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흑백과 명암이 강조되는 한국의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며 “이 그림에서 남성과 여성의 에너지를 통해 바이애슬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두마쇼프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에 달력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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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달력 #조선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