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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제 맥주 업체가 양조공장 숙성조에 여자 연예인 이름을 붙여 논란이다

여자 연예인을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수제맥주 업체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공장 내부 모습. 이 공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맥주를 숙성시키는 숙성조에 ‘선미’ ‘설현’ ‘수지’ ‘아이유’의 이름을 붙여놨다. <br /></div>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수제맥주 업체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공장 내부 모습. 이 공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맥주를 숙성시키는 숙성조에 ‘선미’ ‘설현’ ‘수지’ ‘아이유’의 이름을 붙여놨다. 
ⓒ플래티넘 브루어 홈페이지 캡처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수제맥주 업체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공장 내부 모습. 이 공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맥주를 숙성시키는 숙성조에 ‘선미’ ‘설현’ ‘수지’ ‘아이유’의 이름을 붙여놨다.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수제맥주 업체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공장 내부 모습. 이 공장은 지난해 중순부터 맥주를 숙성시키는 숙성조에 ‘선미’ ‘설현’ ‘수지’ ‘아이유’의 이름을 붙여놨다.  ⓒ페이스북 캡처

김아무개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게시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50대 남성인 그 친구는 최근 한 수제 맥주 업체 양조공장에 견학을 다녀왔다며 공장 내부 숙성조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 양조공장은 양조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현장에서 맥주를 즐기는 등의 체험을 하는 이른바 ‘브루어리 투어(Brewery tour)’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그런데 이 남성이 올린 사진 속 숙성조 4개에는 ‘설현’ ‘선미’ ‘수지’ ‘아이유’ 등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이 크게 씌어 있었다. 김씨는 “그 친구가 공장 견학 갔다가 맥주 한잔 하고 찍어온 사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오늘 아이유랑 수지 먹고 왔다’고 하길래 ‘저게 뭐냐’고 물었더니 ‘숙성조인데 잘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라고 하더라.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 친구와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수제맥주 업체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가 충북 증평에 있는 양조공장 숙성조에 여성 연예인 이름을 붙여 놓고 이들을 대상화하고 있어 누리꾼들에게 비판을 사고 있다.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는 2010년 문을 연 국내 수제맥주 업체로, 증평 양조공장은 2017년 세웠다.

해당 업체 관리팀 관계자는 “똑같이 생긴 수정조 탱크 4개를 1번, 2번 식으로 부르다가 지난해부터 이름을 붙였다. ‘설현’ 탱크에는 페일에일이, ‘수지’ 탱크에는 화이트에일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업체 누리집에도 버젓이 이 숙성조 사진을 올려놨다. 지난해 12월 공식 에스엔에스(SNS) 계정에 숙성조 사진을 올리면서 “플래티넘 브루어들은 더욱 애정을 갖고 일하자는 뜻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을 붙였어요!”라고 적기도 했다.

ⓒFacebook/platinumbeer

누리꾼들은 비판을 제기했다. “저 이름들이 저 회사의 모델인가 잠시 생각했는데, 어이가 없다” “저렇게 해놓고 웃자고 한 걸 죽자고 달려든다고 하겠지” “저런 아이디어 내고 깔깔 웃었을 텐데 왜 아무도 말리지 않은 것인가” “숙성조에 술이나 제조회사 이름도 아닌 여성 연예인의 이름을 적은 이유를 모르겠다” “술을 여자에 비유하는 것 아니냐. 성희롱이라고 생각한다” “술 광고나 홍보 포스터에 여성이 주로 나오는 것을 두고도 말이 많은데, 아예 술을 만드는 기계에 걸그룹 이름을 써 붙이다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공장 맥주 양조업자 ㄱ씨는 이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는 숙성조에 붙은 연예인의 이름을 가지고 성적인 농담을 하는 일은 전혀 없다”며 “지난해 숙성조에 이름을 붙인 뒤 얼마 안 있어서 투어를 다녀간 분이 SNS에 성희롱적인 농담과 연결 지어 글을 올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름을 붙인 이유에 대해서는 “일종의 브루어리 문화다. 미국에서는 숙성조에 ‘제시카’ 같은 이름이나 여성 연예인의 사진을 걸어 놓는 문화가 있다. 우리는 초상권 문제 때문에 사진이 아닌 이름을 붙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나쁜 의도로 한 게 아니고 직원들끼리 일하면서 즐거운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문제 제기가 많이 된다면 바꾸는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공장의 관리팀 관계자도 “직원들이 단순한 팬심으로 붙인 건데,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꾸는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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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