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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맥주가 맥주와 위스키의 경계를 허물다

맥주 칼럼니스트가 들려주는 맥주 이야기

 

 

ⓒhuffpost

배럴 에이징은 완성된 맥주를 숙성시켜 새로운 매력을 만든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맥즙(Wort)을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맥즙이란 싹을 내어 말린 맥아(Malt)에 60~70도의 더운 물을 부어 맥아로부터 당을 추출한 상태의 액체를 말한다. 그 다음 보일링(Boiling)을 하는데, 말 그대로 끓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맥주의 쓴맛과 특유의 풍미에 관여하는 홉(Hop)을 넣는다. 맥주의 맛을 결정 짓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살균이 되기도 한다.

그 다음에는 급속냉각(Chilling) 과정을 거친다. 효모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온도가 되면 발효과정의 핵심인 효모(Yeast)를 넣는다. 이 과정에서 알코올 발효가 원활하게 되게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맥즙을 젓고 뒤집는 에어레이션(Aeration) 작업을 한다.

이렇게 1차적으로 맥주가 완성된다. 그 후에 효모의 먹이인 설탕을 일정량 넣은 후 2차 발효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탄산가스가 생긴다. 1, 2차 발효기간은 맥주마다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1달 이내에 완성된다.

그 후에 냉장상태에서 숙성을 시킨다. 이 과정에서 맛의 밸런스가 잡히게 된다.

물론 과정중에 부재료를 넣어서 독특한 풍미를 주거나 발효방식을 변형해서 독특한 캐릭터를 뽑아내는 과정들이 많지만 ‘일반적인’ 맥주의 양조과정은 위와 같다.

보리를 주재료로 하는 몰트 위스키(Malt Whisky) 역시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아주 흡사하다. 홉(Hop)을 넣는 과정이 없지만 싹을 틔운 보리를 당화(Mashing)시킨 후에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는 과정은 동일하다. 그 후에 위스키는 증류를 하게 되고, 일반적으로 맥주에 비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숙성시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스키의 캐릭터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과정은 비슷한 구석이 많지만 맥주와 위스키는 아주 다른 술로 각자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맥주와 위스키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시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완성된 맥주를 오크통에 넣어서 추가적으로 숙성시키는 방법은 그 중 하나다. 위스키 배럴통에 넣어 특유의 새로운 풍미를 재창조하고 깊은 맛과 색을 끌어낸다. 타닌(Tannin)역시 부드러워 진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맥주의 경계를 넘어 위스키의 매력을 덧입은 신선한 맥주장르인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Whisky Barrel Aged)’ 맥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 같이 추운날, 몸을 덥히는 날카로운 위스키의 매력과 목을 타고 넘어가는 청량한 탄산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에서 구해 마실 수 있는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맥주를 소개해본다.

한국에서 구입 가능한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맥주

1. 테넌츠 위스키 오크(Tennent’s Aged With Whisky Oak)

스코틀랜드를 대표한 브루어리 중 하나인 테넌츠는 웰파크 브루어리(Wellpark Brewery) 에서 만들어진다. 위스키를 연상시키는 맑은 붉은기의 황금빛 바디의 첫인상이 매력적이며 첫 모금부터 오크의 향이 부드럽게 올라오며 후각을 자극한다.
이 맥주의 특징으로는 하이브리드 (Hybrid) 공법으로 양조했다는 점인데, 하이브리드 공법이란 에일(Ale)을 발효시킬 때, 즉 상면발효의 온도에서 라거(Lager) 효모를 이용한 방식으로 라거와 에일의 장점이 적당히 섞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즉 무거운 마우스필 일색인 위스키 에이지드 맥주 중에서는 드링커블한 장점이 돋보이는 맥주다.

네 종류의 홉으로 깔끔한 풍미를 잘 이끌어낸 이 맥주는 레이트 비어(ratebee.com) 평점은 27/14 (전체 평점/동일스타일 평점)으로 혹평을 받지만 진득한 질감의 고도수 맥주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평점을 독식하는 레이트 비어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맥주의 일반적인 가격이 상당히 고가인데 비해 이 맥주는 1만원 이내의 저렴한 가격에 튀지 않는 무난한 맛과 풍미로 위스키 배럴 에이지드 초심자에게 아주 적당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파운더스 백우드 바스타드 (Founders Backwood Bastard)

미국 대표 브루어리 중 하나인 파운더스 브루어리(Founders Brwery)는 미시간주에 있다. 맥주 애호가들이 매년 출시를 기다리는 KBS (Kentukey Breakfast Stout)와 파운더스를 대표하는 베스트/스테디 셀러 BS(Breakfast Stout), 일명 ‘아기밥‘(라벨에 숟가락을 든 아기의 모습이 특징적인 모습이라), 그리고 포터(Poter) 등 ‘미국 검은 맥주’의 바이블인 파운더스 브루어리에서 출시하는 ‘Yellow Beer’ 등이 있다.

라벨디자인 때문에 일명 ‘간달프 맥주’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백우드 바스타드(Backwood Bastard)는 원주(原酒)인 더티 바스타드(Dirty Bastard)를 버번 위스키 배럴에 넣어 숙성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독특한 점은 일반적인 숙성고가 아닌 광산에서 숙성을 시킨다.

맑고 진한 외관에 그윽한 버번의 풍미가 특징인 이 맥주를 마시면 몸을 따뜻해진다. 은은하게 스며든 과일의 향과 함께 나무의 향도 감지되며 매케한 끝맛과 함께 알코올의 향도 강하게 올라온다. 이 독특한 맥주는 세계 맥주 애호가들의 냉정한 평가로 유명한 맥주 평가 웹사이트 레이트 비어(Ratebeer.com)에서 최고점인 평점 100/100점을 가뿐하게 달성했다.

3. 큐머전 올드에일 (Curmudgeon Old Ale)

‘괴팍한 늙은이’라는 뜻을 가진 Curmudgeon이라는 이름이 너무나도 딱 맞는 맥주다. 파운더스 브루어리의 작명센스가 가장 돋보이는 제품이라고 개인적인 평가를 내린다.

실제로 파운더스 브루어리가 밝힌 이 맥주의 컨셉도 “세상의 온갖 풍파를 다 겪어 괴팍하게 변한 어부가 혼자서 펍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그렸다고 하는데 적합한 비유같다.

3~4월달 한정으로 생산되는 이 올드에일은 알코올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터프함 뒤에 굉장히 고소하고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두운 갈색의 외관이 풍부한 풍미를 상상하게 하는데 실제로 한 모금을 넘겨보면 복잡하고 섬세하게 설계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첫 맛에는 강렬하게 달큰한 감초의 맛도 느껴지고, 목을 넘어가면 은은하게 나무의 텁텁한 풍미도 뒤이어 올라온다. 탄산도 오밀조밀 작게 터지는 섬세한 매력이 특징적이다. 요즘같이 추운 날 몸을 덥히는 술로 아주 훌륭할 것 같다.

온도는 너무 차지 않게, 페어링 안주로는 치즈를 추천한다.

4. 파이어스톤 워커 헬도라도 (Firestone Walker Helldorado)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 브루어리는 형제인 아담 파이어스톤(Adam Firestone)과 데이비드 워커(David Walker)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1996년 설립한 브루어리다.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어리는 전 세계에서 오크 배럴 에이징 맥주를 만드는 노하우가 가장 깊고 견고하다는 극찬을 받고 있으며, 배럴 에이징의 ‘장인’으로 불린다.

뷰엘톤(Buellton)에 배럴웍스(Barrelworks)라는 이름의 배럴 에이징 전용 양조장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와일드한 배럴 에이징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헬도라도(Helldorado)는 그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독일어로 ‘밝다’를 뜻하는 ‘Hell’이라는 단어가 붙은 제품명처럼 밝은 외관이 특징이며 12.8도라는 높은 도수와 짙은 나무의 향, 꿀과 흡사한 달큰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알코올의 찌릿한 끝맛은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린다.

지난 여름에만 9종의 파이어스톤 워커의 제품이 들어와서 관심이 분산되긴 했지만, 하나 하나가 훌륭한 맥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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