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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수가 입양해간 '식용견 농장 강아지'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

비좁고 더러운 뜬장에서 지내던 강아지는 새로운 삶을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월 23일, 경기도 시흥의 개농장에서 거스 켄워시가 비모를 안고 있다. 
2월 23일, 경기도 시흥의 개농장에서 거스 켄워시가 비모를 안고 있다.  ⓒ애니멀피플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식용견 농장에 가서 강아지를 입양해 갔던 미국 스키선수 거스 켄워시(27)의 강아지가 죽었다. 식용견 농장에 있던 그 강아지이다. 심장 이상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거스 켄워시는 한국시각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틀 전 나의 아름다운 강아지, 비모(Beemo)가 죽었다”고 밝혔다. 그의 글을 보면 비모는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켄워시와 그의 반려인 매튜 월커스가 여러 차례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전신 검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비모는 엑스레이 도중에 발작을 일으키면서 악화됐다.

검사 결과 비모의 폐 기능이 떨어져 있고 심장이 너무 비대해져 있는 등의 이상이 확인됐다. 켄워시는 “응급실 의사가 말하길 만약에 우리가 비모의 문제를 일찍 발견했다고 해도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거스 켄워시와 애인 매튜 월커스는 이날 비모를 처음 만났다. 
거스 켄워시와 애인 매튜 월커스는 이날 비모를 처음 만났다.  ⓒ애니멀피플
비모가 살았던 개농장. 
비모가 살았던 개농장.  ⓒ애니멀피플
ⓒ애니멀피플

켄워시는 글을 통해 “비모는 나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 비모는 똑똑하고 장난기가 많았다. 비모는 매일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며 “비모는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부드러운 영혼이었다. 사람들을 사랑했다. 무엇보다 다른 개를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고 비모를 추모했다.

식용견 농장에서 크는 개들은 비좁은 뜬장(배설물이 배출되도록 구멍이 뚫린 바닥으로 된 케이지)에서 불편한 자세로 지낸다. 전염병이 창궐하기 쉬운 더러운 환경에 노출돼 있고 1살 전후에 도살돼 고기로 팔린다.

지난해 애니멀피플을 통해 전국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개고기에 들어있는 항생제의 양과 그 성분을 공개한 이혜원 잘키움 행동치료 동물병원장은 “개농장 개들의 신체 내부 질병까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진드기나 모낭충, 곰팡이로 인한 피부병과 발의 부종,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주로 보고된다”며 “재래시장에서 파는 개고기 부위 중에 내장과 심장 부위도 있다. 단시간에 몸을 키우고 살을 찌우는 개농장 개들에 대해서는 유전되는 질병이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은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복수에 물이 차고 호흡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염분이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먹은 경험때문에 신장에 무리가 갔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거스 켄워시는 평창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에 출전해 전체 12위에 오른 선수이다. 폐막을 앞둔 23일 경기도 시흥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생후 1~2개월 된 믹스견을 입양해 미국으로 데려가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시 애니멀피플과의 인터뷰에서 “개를 먹는 문화가 정말 한국의 문화가 맞냐”며 한국의 개식용 문화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행 중인 라쿤 카페에 들러 라쿤과 사진을 찍어 눈총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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