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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침대' 생산했던 공장 노동자들이 더 위험하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다루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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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sergeyryzhov via Getty Images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라돈’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제품 소비자만이 아니라 ‘라돈 제품’을 취급하는 공장 노동자 등의 건강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희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직업환경의학)는 22일 한겨레에 “(음이온을 나오게 한다는 원료인) 모나자이트가 대진침대만이 아니라 음이온 팔찌 등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66개 업체에 공급됐다는 것이 문제”라며 “모나자이트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다루는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가 소비자 피해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라돈이 검출된 음이온 파우더를 쓴 침대에서 나온 방사선량이 일반인 연간 피폭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9.35밀리시버트(mSv/년)로 이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라돈은 자연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의 하나로, 노출되면 흡연 다음으로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기체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호흡하는 과정에서 폐에 위해를 끼친다.

라돈은 화강암, 석회석, 변성암 등에도 들어 있으며, 일부 온천수나 광천수, 지하수 등에서도 검출된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일부 건물의 실내나 지하실에서는 외부 공기보다 높은 농도의 라돈이 쌓이기도 한다.

라돈의 이런 성질 때문에 음이온 파우더 등 모나자이트를 다루는 작업장에서 라돈을 따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노동자들에게 미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강 교수는 “음이온 파우더 등 형태로 유통된 모나자이트 취급 업체 및 공장 노동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철주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환경노동위원장(직업환경의학 의사)도 “지금 고용노동부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노동부가 나서 조사해야 한다. 1차로 원료를 수입하는 공장, 2차로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공장, 3차 소비자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년간 침대를 사용한 소비자도 문제지만 제품 생산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도 장기근속을 했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환경측정이나 특수건강진단 과정에서도 모나자이트를 유해물질로 다루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모나자이트를 다루는 공장임에도 이를 유해물질로 취급하지 않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라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노동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단 지적이 일지만,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라돈·토륨 원료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에 대한 작업환경 조사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장국장은 “아직 전체적인 모나자이트 유통 규모조차 파악이 안 된 상태여서 조사를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준비를 마치고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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