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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영화 '쥬라기 월드':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우리의 공룡 판타지 속에 산다

ⓒUniversal Pictures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공룡들 사이를 걸어 다니는 (것에 가까운)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다. 지난해 여름, 루이지애나와 하와이에서 영화 ‘쥬라기 월드’를 촬영하며 그들은 매일매일을 실제로 작동하는 선사 시대 시설에서 보냈다.

영화 ‘쥬라기 월드’는 그 자체로 괴물급이다. 2001년부터 긴 제작 단계를 거치는 동안 여러 명의 감독이 관여했다. ‘쥬라기 공원 3’의 마에스트로 조 존스턴도 그들 중 하나였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배우들(제프 골드블럼, 리차드 아텐보로, 샘 닐)이 네 번째 쥬라기 시리즈에 출연할 거라는 루머도 돌았다. 그러니 2012년에 만든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Safety Not Guaranteed)’이 유일한 연출작인 콜린 트레보로우가 감독을 맡게 되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선댄스 국제 영화제에서 히트한 이 영화의 총 제작 비용은 75만 달러(한화 약 8억 3천4백만원)였다. ‘쥬라기 월드’의 제작비 1억5천만 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인 셈이다.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였으니 좋은 멘토가 있기는 했다).

공룡 전쟁의 중심에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있다는 건 아주 잘 된 일이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 프랫. 그리고 ‘트와일라잇: 이클립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에 출연했던 하워드 둘 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덕션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 효과가 있었다. ‘쥬라기 월드’는 경이로움의 수준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이 부분을 짜릿한 액션 시퀀스로 채운다. 두 배우는 유전자 조작 공룡에 맞서는 2인조 영웅이 돼 역할을 분담한다.

허핑턴포스트가 두 배우와 각각 전화로 인터뷰했다. ‘쥬라기 월드’의 마술 같은 후반 작업 마술, 그리고 프랫이 실수 많은 캐릭터로 등장하는 인기 시리즈인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Parks and Recreation)’에서의 이미지가 영화 ‘쥬라기 월드’ 속에서는 어떻게 작용했는지 들어봤다.

- 2001년부터 조금씩 진행되어 온 영화인데요. 혹시 캐스팅되기 전에 기대를 했나요?

크리스 프랫: 오브리 플라자(‘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에게 처음 이 영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오브리는 콜린 감독과 같이 영화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을 만든 인연이 있는데요. ‘쥬라기 월드’의 감독직이 콜린에게 정말 큰 기회였기 때문에 오브리도 아주 신나 있었죠. 그래서 이걸 만들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내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캐스팅되기 전이었을 거라, 내가 이 영화에 출연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내가 “오, 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가 있네. 내가 참여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한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았으니까요. 그 당시로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니까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오, 전혀요. 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2013년 3월이었어요. 콜린이 감독으로 선정돼 같이 만들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죠. 전 콜린과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고, 내가 정말 궁금해하던 스포일러를 잔뜩 알려줘서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곧 같이 공룡들과 놀아보자고 나를 초대하더군요. 그게 실제 촬영이 들어가기 1년 전이었어요. 15년 전부터 준비해 온 영화라는 건 몰랐어요.

- 쥬라기 월드가 실제로 있다면 가실 건가요?

크리스 프랫: 당연하죠. 물론. 꼭 갈 거예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절대 안 갈 거예요. ‘쥬라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난 잘 알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고가 된다고 생각해요. 난 공룡과 인간이 지구 상에 공존한 적 없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콜린과 스티븐이 쓴 이 이야기에서 제 개인적으로 가장 영감을 받은 부분은, 바로 공룡 테마파크가 생기고 좀 지나고 나면 사람들이 좀 지겨워한다는 아주 현실적인 묘사였어요.

우리 서양 문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집착하고, 새로운 것을 제일 먼저 보거나 도입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죠. 얼리 어답터가 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문화요. 이 놀이 공원은 존 해먼드의 꿈을 실현한 거지만, 사람들은 더는 공룡을 신기해하지 않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게 이 영화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죠.

목적은 이제는 과학이 아니에요. 돈을 더 벌자는 거죠. 그게 자극이 돼 ‘인도미누스 렉스’를 만들고, 그래서 온갖 혼란이 생기는 거죠. 나는 그게 정말 정직하다고 느꼈어요. 이 영화가 얼마나 동시대적에 대해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영화인지를 보여주는 거죠.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가정을 영화로 만든 것이지만 동시에 철학적인 경고를 던지는 이야기예요. 가정이지만, 만약 그럴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며, 거기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 영화에서 CG가 아닌 실제 세트의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크리스 프랫: 예전에 만든 놀이기구들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다 쓸어간 후 뼈대만 남은 시설이 있었어요. 좀 으스스한 것도 있었지만, 우리가 갈 때쯤에는 사운드 스테이지와 세트가 완성됐죠. 세트는 정말 무지무지하게 크고 아름다웠어요. 세로 세 블록, 가로 두 블록 크기의 상점가가 있었는데, 거기 안에 진짜 가게가 정말 많았어요. 들어가서 놀 거나 촬영할 수 있는 곳들이었죠. 밖에서 보면 버려진 식스플래그(놀이공원) 같아 보여요. 하지만 안에 들어가고 나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온 기분이에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쥬라기 파크는 만든 거예요. 물론 CG로 규모를 키웠지만요. 예를 들어 뉴올리언스에 판자를 깐 길을 만들고 영화에 나오는 것 상당 부분을 실제로 만들어 놓은 버려진 식스플래그가 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진짜같이 느껴졌고, 제작팀이 디자인하고 실제로 만든 것들을 보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정글은 진짜 정글이었고, ‘인도미누스 렉스’ 방목장과 랩터 훈련 시설은 진짜였어요. 그래서 우리 환경은 엄청나게 실재감이 있었어요. 없는 걸 있는 척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 촬영장에 비교할 만한 건 제가 영화 ‘쥬라기 공원’을 처음 봤을 때뿐이에요.

- 공룡만 진짜였다면 완벽했겠네요. 공룡이 들어가는 장면들을 찍을 때는 어땠나요?

크리스 프랫: 영화 전체를 먼저 애니매틱(*영화 전체의 흐름을 미리 알 수 있도록 만든 긴 만화 시퀀스)으로 만들었어요. 우리는 장면이 어떻게 보일지, 먼 곳에 뭐가 있을지를 알고 있었고, 이런저런 것들이 어떤 모습일지 컨셉 아트워크와 프로덕션 디자인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죠. 하지만 화면에서 보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아름다울지는 알 수 없죠.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공룡과 실제로 물리적 접촉을 하는 감정적인 장면이 있어요. 주로 우리가 공룡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장면이라, 우리가 촬영할 때 썼던 애니매트로닉(*로봇 모형) 공룡과 연기하는 것은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짜 같았어요. 물론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공룡을 보고 있는 척해야 할 때도 있었죠. 환경이 아주 고정적이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만큼 이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크리스 프랫: 방목장은 진짜예요. 루이지애나에 지은 실제 세트예요. 촬영할 때는 장면에 따라 애니메이션을 쓰기도 하고, 실제 공룡 역할을 하는 이들을 상대하기도 했어요. 회색 의상을 입고 헬멧을 쓴 사람들이 네 명 있었어요. 벨로시랩터 같이 생기고 벨로시랩터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인데 우리에게 좋은 참고가 됐죠. 배우들의 시선 방향도 잡아주고, 애니메이터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요. 애니메이터들이 벨로시랩터의 크기와 모양을 가늠할 수 있도록 그 사람들과 찍은 샷이 한 두개 있어요.

- 그게 어색하지는 않았나요?

크리스 프랫: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이 모든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가 하는 객관적인 생각이 드는 때가 물론 있었죠. 남자 네 명이 몸에 붙는 옷을 입고 공룡 헬멧을 쓰고 공룡인 척하면서 뛰어다닌다는 게요. 아주 재미있었고, 전 그 공룡 분들께 고마워 해야 해요. 거기 앉아있는 건 힘만 들고 생색은 안 나는 일이거든요.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있기가 꽤 민망했겠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모든 게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순간이 있었고, 아마 그들도 느꼈겠죠.

- 크리스, 이 영화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영웅을 연기했어요.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서는 사랑스러운 멍청이를 연기했고, 내년에 나올 ‘패신저스’에서는 영웅 연기를 다시 하게 되겠죠. 악역을 맡고 싶어서 근질근질하지는 않나요?

크리스 프랫: 오, 모르겠어요. 제 성격 중 더 어두운 면을 캐릭터에서 좀 더 포용해보고 싶긴 해요. 지금 찍고 있는 ‘황야의 7인’에서는 그게 조금 가능했어요. 하지만 악역도 가능해요. 난 늘 더 성장하고 범위를 넓혀서 더 좋은 배우가 되는 길을 찾고 있어요. 할리우드가 나를 씹어 뱉거나, 내가 죽거나 은퇴하기 전에 악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멋진 일이 될 거예요.

- 두 분 다 고예산 대형 영화를 여러 번 경험해보셨죠. 블루 스크린 앞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것에 적응하셨나요?

크리스 프랫: 사실, 공포나 흥분을 가짜로 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후반 작업에서 많이 해요. 그냥 허공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할 때도 있어요. 감정은 음악이나 편집이 만들죠. 공정에 나 자신을 맡겨야 해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상관없을 때가 있어요.(웃음) 후반 작업에서 관객에게 이 캐릭터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려줄 음악, 편집, 빌드업이 들어갈 테니까요. 가끔은 그냥 소품이 되어 입을 벌리고 가만히 서 있어야 해요.

- ‘쥬라기’ 시리즈 전작 출연진들이 이 영화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주지는 않았나요?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로라 던과는 같이 미니시리즈 감독을 한 적이 있어서 아는 사이인데요. 캐스팅된 후에는 아주 잠깐 본 게 다지만, 무척 지지해줬어요. 정말 놀라운 분이에요. 원래 영화에 나왔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는 게 아주 짜릿하고, 그들이 좋아하길 진심으로 바라요. 조금 불안하긴 해요.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건 스티븐이 참여했다는 거예요. 그게 궁극적인 리트머스 시험지죠.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의 앤디 드와이어가 쥬라기 월드에 가면 좋아하지 않을까요?

크리스 프랫: 아, 맨. 앤디 드와이어는 쥬라기 월드에서 정말 끝내주게 신나게 놀 거예요. 그리고 분명히 제일 먼저 잡혀먹힐 걸요.

*허핑턴포스트US의 Chris Pratt And Bryce Dallas Howard Are Living Our Dinosaur Fantasies In 'Jurassic World'를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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