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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게이트’ 이게 야구냐

'뒷돈' 파장을 정리해봤다.

ⓒ한겨레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거액의 뒷돈을 챙겨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발표에 따르면 히어로즈 구단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총 23건의 트레이드를 하면서 8개 구단으로부터 뒷돈 131억5000만원을 받았다. 현금트레이드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양수·양도의 허위 보고는 명백한 규약 위반이다. 또 뒷돈이 배임이나 횡령으로 연결됐다는 의혹마저 일면서 히어로즈 구단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가 이미 횡령·배임 등을 이유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소속 선수 2명이 성폭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등 잇따라 구설에 오르면서 구단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일부 팬들은 히어로즈 구단의 회원사 자격 박탈마저 요구하고 있다.

뒷돈 거래 자체는 법률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사무총장인 김선웅 변호사는 “법적으로 문제 삼으려면 허위 신고에 따른 업무방해 정도일 것”이라며 “배임이나 횡령 등은 케이비오가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고, 주주들이 고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구단의 지난 10년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선수 장사’라는 혹평에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야구단을 유지해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제시했고, 꾸준히 유망주를 키워 중상위권 전력을 유지해온 점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2008년 경영난을 겪던 현대 야구단을 흡수해 히어로즈 구단을 창단한 뒤 초창기 가입금조차 내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해왔다. 2009년 집중적인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도 구단의 자금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구단 운영 과정에서 경영진의 비리가 있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현금 트레이드로 보고됐던 2009~2010년 4건의 트레이드에서 건당 9억5000만원에서 20억원의 뒷돈을 받았고,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해진 뒤에도 뒷돈을 받아왔다는 점에 의혹이 쏠리는 이유다.

김선웅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로 정상적인 스폰서를 얻기가 어려워졌다”며 “케이비오는 재정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야구단 정상화 방안 등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장석 전 대표가 야구단을 계속 운영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만큼, 도덕적이고 전문적인 경영진이 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수익모델이 있는 만큼 인수자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비오는 우선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비오 관계자는 “다음주초 회의를 열어 방향 설정과 범위, 조사 대상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20여일 이내에 환수 금액을 포함해 상벌위원회 결과 발표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퇴출 등 구단의 처분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면 별도의 절차를 통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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